사우디 미래도시 건설에 네이버 AI 심는다…"1억달러 수주 낭보"

네이버, 네옴시티 건설에 근간이 되는 AI 기술 제공
디지털 트윈 플랫폼 시작으로 로봇 자율 주행 등 네이버 AI 기술 연결될 듯

네이버 1784에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압둘라 알스와하 장관 일행. (네이버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035420)가 사우디아라비아와 1억달러 규모 디지털 플랫폼 수주 계약을 따냈다. 사우디가 구상하는 네옴(NEOM)시티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23일 정보기술(IT)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네이버와 사우디 정부는 1억달러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주요 5개 도시에 네이버의 디지털 플랫폼 운영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될 예정이다.

지난 3월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투자부와 사우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다각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업무협약을 확정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플랫폼' 구축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와 동일한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컴퓨터 시스템상에 동일하게 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실과 가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상호 작용하게 돼 디지털 트윈이라고 불린다.

사우디는 네이버가 만든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환경을 테스트해 보고 건축 또는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활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가상 세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교통량을 돌려보고,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등을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시티’ 전시회 2023.7.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우디는 약 1조달러를 들여 '네옴시티'라는 신도시를 짓는다. 서울특별시의 44배 크기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라 전 세계가 투자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의 스마트 도시에 근간이 되는 디지털 기술을 만드는 계약을 따낸 것이다.

그동안 사우디는 9차례에 걸쳐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바 있다. 네이버 1784는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된 거대한 테스트베드(TESTBED, 시험무대) 공간이다. 서비스 로봇이 돌아다니고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AI,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연결·융합된 곳이다.

네이버 1784 ⓒ News1 정은지 기자

한 IT업계 관계자는 "사우디는 네이버 1784를 보면서 네옴시티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투자로 사우디에서 네이버 1784와 같은 여러 건물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협약을 시작으로 로봇 자율 주행 등 네이버의 다른 AI 사업과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가 제공할 검색포털·배달앱 통합 플랫폼 '슈퍼앱'에도 네이버의 생성 AI 하이퍼클로바와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