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만큼 행복하세요" 일상 스며든 카톡 '오픈채팅', 한달 새 26만명 참여
가장 인기있는 오픈채팅방은 '감사방'…'비지인 기반 커뮤니케이션 강화'
오픈 채팅 서비스 확대해 '앱'으로 독립할 계획…"해외 진출 발판"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말도 못 알아듣는 갓난아기한테 화내는 나를 볼 때 내가 진짜 엄마 될 자격이 없다고 드네요" "그럴 수 있죠" "그때 정말 힘들잖아요"(육아의 힘든 순간 오픈채팅 LITE 대화)
카카오톡이 최근 개편한 '오픈채팅' 서비스에 이용자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 새로 출시한 '오픈채팅 라이트(LITE)'는 벌써 26만명이 넘게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오픈채팅 탭을 분리하면서 이용자 수 증가와 광고 수익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5월1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채팅 라이트'에 40여개가 넘는 방이 개설됐고, 26만2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픈채팅 라이트는 별도의 채팅방 입장 없이, 채팅 주제에 들어가 실시간으로 가볍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라이브 채팅방이다. 카카오가 직접 개설·운영하는 채팅방으로 이용자는 프로필 없이 닉네임을 설정해서 참여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인기가 있는 방은 '감사방'이다. 여기에만 1만6000여명이 모였다. 이 방에서는 "별일 없는 하루가 감사합니다", "빗물 개수만큼 행복하세요" 등의 대화가 이뤄지며 서로를 위로하는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끝말잇기방'에서는 14만8000여개의 메시지가 쌓여있다.
카카오는 지난 5월17일 오픈채팅 서비스를 카카오톡 메인 탭에서 바로 접할 수 있도록 기존 두 번째 탭에서 세 번째 탭으로 독립 분리했다. 오픈채팅이 '카카오뷰'가 있던 노른자 땅을 차지했다.
기존 카카오가 지인 기반의 대화 앱이었다면, 장기적으로 비지인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이같은 조치가 이뤄졌다.
오픈채팅이 다른 탭으로 분리되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부 이용자도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은 이용자 경험과 환경(UX·UI)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경향도 있고, 더 편하게 느끼는 이용자도 있는만큼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채팅방과 오픈채팅방이 나워지면서 광고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오픈 채팅 탭 분리로 올 하반기 카카오 '톡비즈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는 오픈 채팅 서비스를 확대하며 '오픈링크'를 앱으로 독립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번 오픈채팅 라이트를 새로 선보인 것도 서비스 확장의 일환이다.
현재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계정으로 이용이 가능해 글로벌 이용자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다 폭넓은 이용자층을 가져가기 위해 독립 앱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링크 앱에서는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이용자 자신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담을 수 있고, 대규모 커뮤니티 활동에 유용한 다양한 기능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얘기를 나누거나, 카카오맵에서 특정 장소를 검색한 이용자끼리 해당 장소의 오픈링크에서 장소에 대한 정보나 리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오픈채팅방을 분리하면서 이용자 접속도 늘었고 반응도 좋다"면서 "향후 오픈링크를 별도 앱으로 국내에 출시해 기반을 다지고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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