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은 훨훨 나는데", 네카오 'AI 규제 리스크'에 발목

MS 42.7% 오를 때 카카오 2.6% 하락…"하반기 AI 기술 발표 기대보단 우려"
해외 빅테크 기업 정보 무차별 수집…"기울어진 운동장 개선해야"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어가야 할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가 각종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네이버, 카카오 AI 성장동력이 규제 리스크에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주가가 2.6% 하락했다. 네이버는 11.8%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MS가 42.7%, 구글이 40%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엔비디아는 올해만 주가가 192%나 뛰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의 주가 반등은 요원하다. 하반기 이들의 AI 기술이 공개되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는 '규제'의 늪에 빠져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규제하는 데이터 보호 규제(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방안을 발표했고, 중국은 2017년 네트워크 보안법을 통해 중국 내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중국 내에 저장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플랫폼 독점 종식 법률' 등 빅테크 규제 법안을 줄줄이 폐기하며 자국 기업 육성에 나섰다.

반면 한국은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각종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달 구체화될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행위가 적발되면 사업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고강도 규제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AI는 아직 미완성 기술이라 여전히 실수가 많은데 실수에 대한 수용성이 높지 않은 사회 분위기와 정치권의 규제 중심 움직임이 어려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는 '특혜'는 차치하고서라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차별'을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무조건 따르는 '개인정보 가이드라인'도 구글, 넷플릭스 등은 준수하지 않지만 이렇다 할 제재는 없다. 국내 기업들은 가지지 못한 한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가져갈 수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개인정보동의 화면

네이버, 카카오에 회원가입을 할 때 '필수/선택' 정보를 구분해 별도 동의를 받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모든 항목에 동의해야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바이오인식정보 보호 가이드라인도 준수하지 않아, 이미지 안면인식을 이용한 친구 추천 서비스를 공의 없이 제공하고 있다. 구글, 넷플릭스 등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수집인데, 한국 업체들은 구글보다 오히려 국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불리한 상황이다"면서 "정부가 'AI 초격차'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고 했으면, 최소한 해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차별적인 환경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반등의 모멘텀은 'AI 기술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네이버(3조2262억원)와 카카오(2조2627억원)에 5조원 넘게 베팅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가 상승은 국민 자산 증식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관련 업체들의 주가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네이버 주가는 최근 상승폭을 다수 반납했다"면서 "네이버의 현재 주가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