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수난시대…줄줄이 적자 출혈

티빙 지난해 영업손실 1191억원 기록…전년比 56%↑
웨이브는 영업손실 1216억원 기록…"콘텐츠 제작비 상승이 원인"

3일 티빙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1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티빙이 올해 공개하는 오리지널 라인업(티빙 제공)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적자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수급 비용이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실적 반등을 이끌만한 킬러 콘텐츠가 아직 등장하지 않아 이같은 추세가 장기화되면 사업재편 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티빙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손실 76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56% 커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75억원을 기록, 전년도 매출 1315억원의 2배 수준에 달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도 595억원의 2배를 상회하는 1248억원이었다.

티빙은 지난 2020년 CJ ENM으로부터 분할해 독립 법인 출범 이후 3년 연속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출범 첫해에는 영업손실 61억원, 지난 2021년에는 762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 투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원인이다. 티빙은 지난해 2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했으며 축구, UFC 등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를 실시하면서 비용이 상승했다.

지난해 티빙의 영업비용 중 콘텐츠 사용 원가는 1168억원으로 전년도 706억원보다 약 65% 늘어났다.

또 지난해 KT 시즌과의 합병 과정에서는 법률수수료 및 실사수수료 등 7억2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1일 KT의 OTT 시즌을 흡수합병했다.

업계에서는 모기업 CJ ENM에서의 구조조정 칼끝이 티빙을 겨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의 티빙 지분율은 48.9%다.

다만 티빙 측은 "아직까지 인사 및 조직 개편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토종 OTT 웨이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2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손실 558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제작비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엔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서비스들이 예년에 비해 주춤하는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비용 중 콘텐츠 원가 비용은 2110억원으로 전년도 1451억원에 비해 약 45% 늘어났다.

웨이브는 지난해 30여편 이상의 오리지널 드라마 및 예능을 공개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드라마 6편과 예능 2편을 선보인다.

g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