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안 써도 OK…피부 붙여 세균 막는 패치 나온다[미래on]
약산성 환경·약한 전류 자극에 표피포도상구균군집 99% 차단
항생제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제어 기술로 주목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시카고 대학 연구진이 전류 자극을 주는 패치를 피부에 붙여 세균 감염을 막는 접근법을 개발했다. 피부에 붙이는 전류 패치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균을 억제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과학계에 따르면 귀롤 쉬엘 UC샌디에이고 분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류를 가해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는 피부 패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프레스 디바이스 저널'을 통해 밝혔다.
사람들은 세균 감염 방지에 항생제를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들이 등장했고 이를 다시 억제하는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해야 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최근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출현하면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이 높아지고 있는 표피포도상구균이 전류에 반응성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여러 조건에서 전류 반응성을 살핀 결과 약산성 조건에서는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수준인 1.5볼트(v) 전류 자극만으로 표피포도상구균 군집 99%를 차단할 수 있단 점을 발견했다. 또 전류 자극 시 표피포도상구균 항생제 내성 관련 유전자 발현이 줄어든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피부는 약산성이지만, 염증 발생 부위는 중성에서 염기성을 띤다는 점을 고려해 블라스트(BLAST·Bioelectronic Localized Antimicrobial Stimulation Therapy) 패치를 고안했다.
블라스트 패치는 약산성(하이드로겔) 환경 속에서 약한 전류(1.5V)를 10분 간격으로 10초 동안 방출한다. 이 패치는 돼지 피부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박테리아 수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다만 블라스트 패치는 표피포도상구균 등 일부 세균에만 효과를 보였고, 사람 대상 임상실험 등을 진행하려면 추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진 측은 "새롭게 발견한 치료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엔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세균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웨어러블 패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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