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소모 줄이는 반도체의 진화 'PIM·뉴로모픽'[아무Tech]
메모리-연산장치 결합한 PIM 반도체…한국 메모리 역량 활용
에너지 효율 좋은 '사람의 뇌'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눈부신 인공지능(AI) 발전에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열린 SK AI 서밋 행사에서 최태원 회장은 저전력 반도체를 소형 모듈 원전과 함께 AI 산업의 탄소중립, 에너지 문제 해결 수단으로 강조했다.
저전력 반도체는 기계 단위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성능 향상에 필수적이다. 현행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더라도 전력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GPU는 중앙처리장치(CPU)에 비해 AI 연산에 쓰이는 병렬 연산에 강점이 있어 널리 쓰이지만 AI용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이에 병렬 연산 강점은 유지하면서도 AI 인공신경망에 특화된 신경망 처리 장치(NPU)가 등장했다.
에너지 효율, 빠른 처리가 가능한 NPU는 상용화됐지만 아직 대규모 학습이나 범용성 측면에서는 GPU에 뒤져있는 상태다. 아직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동시에 GPU와 유사한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도 남은 과제다.
메모리와 연산 장치를 합쳐 저전력을 구현하려는 시도도 있다.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반도체다. 기존 컴퓨터 시스템은 연산장치(CPU·GPU)와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가 전기 신호 형태로 오간다. PIM 반도체는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아울러 메모리-연산장치 간 병목을 줄이고 효과적인 병렬 처리 설계로 효율적인 연산과 에너지 소모량 감소가 가능하다.
PIM 반도체 개발에 축적된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 중이다.
삼성전자는 D램 공정에 PIM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HBM-PIM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PIM 반도체 'GDDR6-AiM'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AI 가속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예산 4000억 원 이상의 'PIM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사업'을 운영 중이다.
NPU, PIM을 넘어 아예 새로운 반도체로 '뉴로모픽 반도체'도 시도되고 있다.
인간의 신경 시스템은 디지털 데이터 처리 장치에 비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이에 영감받은 뉴로모픽 반도체는 인간의 신경 신호 처리 방식을 전자 회로로 구현해 만들어진다.
아직 연구 단계라 상용화는 되지 않았지만 IBM, 인텔 같은 미국 기업,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며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학교, 삼성전자 등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KAIST의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5월 뉴모픽 반도체로 GPT-2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GPU 시스템인 엔비디아 A100의 625분의 1 수준의 전력만 소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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