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재사용 발사체, 2027년 '뛴다'…"자세·출력 스스로 조절" 관건

항우연 주관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시스템종합 진행 중
"반경 3m 핀포인트 착륙 목표…발사 고도 높여가며 기술 보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국내 기술진이 우주 수송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재사용 발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공중에서 분리된 1단 로켓이 스스로 자세와 출력을 조절하며 정확한 지점에 착륙하도록 하는 것이다.

1단 로켓은 전체 발사체 비용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이를 회수하고 옮기는 데도 비용이 발생하기에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산하 기관 항공우주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수행 중(2021~2027년)이다.

동력 하강 최종 테스트에 임할 시험용 발사체 제작, 특수 발사장 인프라 구축, 기타 원천기술 연구 등 세부 사업으로 구성됐다.

시험용 발사체 제작에는 약 260억 원이 투입되는데 이 중 시스템 종합에 약 200억 원, 엔진 제작에 50억 원이 든다. 시스템 종합은 진행 중이고 엔진은 내년 연소 시험을 앞두고 있다.

시스템 종합은 발사체 두뇌인 온보드 컴퓨터, 추진제 탱크, 엔진, 밸브 등 구성품이 실시간 연계되도록 설계하는 작업이다. 특히 재사용 발사체는 기존 발사체와 달리 역추진, 핀포인트 랜딩(정밀착륙) 등의 기능이 필요해 난도가 높다.

사업을 관리하는 박순영 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 프로그램장은 "동력 하강은 등유(케로신)와 액체 산소를 별도 보관 후 필요할 때마다 섞어 추력을 내는 이원 추진제 방식"이라며 "추진제 소모에 따른 무게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고, 라이다(빛 탐지 기반 거리 특정) 장치 등 구성도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상 유도 시스템, 자세 정밀 제어가 중요하다.

유도 제어 기술은 정밀착륙에 필요하다. 발사체에 탑재된 컴퓨터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관성유도항법장치(INS) 데이터 등을 비교·분석하며 인간 개입 없이 착륙을 돕는다. 착륙지점 반경 3m 내로 들어오는 게 목표다.

자세 정밀 제어는 원통형 발사체가 수직을 유지하며 내려오는 기술이다.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이원 추진제가 무게 중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수학적 모델이 필요하다.

엔진은 프로토타입(시제품)까지는 제작됐다. 박 프로그램장은 "단순 발사라면 목표치 100% 내외로 출력을 유지하면 되겠지만, 역추진은 상황에 따라 50~60%까지 출력을 줄여야 한다"며 "추진제 혼합을 세밀하게 조절하고 연소 불안정성을 방지하는 부품 설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엔진부 출력 조절 성능은 지상부에서도 테스트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게 변화 대응, 위치·자세 제어 성능은 직접 발사해야 검증할 수 있다.

박 프로그램장은 "한 쌍의 시험용 발사체를 만든 뒤 2027년 고도를 늘려가며 '호프(뜀뛰기)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뜀뛰기 하듯 이착륙을 반복하며 쌓인 실전 데이터로 오류를 수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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