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자동차가 스스로 고쳐진다…'자가 치유 소재'[미래on]
치유제 담은 캡슐, 미생물 이용하기도
격오지 인프라 관리·우주 탐사 활용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새로 뽑은 내 차가 살짝 긁힌다면 마음이 아플 것이다. 만약 경미한 손상이 스스로 복구된다면 관리비도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손상에서 복구되는 능력을 갖춘 물질을 '자가 치유 소재'라고 부른다.
자가 치유 소재는 고분자 자체 치유 방식이나 마이크로캡슐 방식이 다수 개발됐으며 자가 치유 금속도 시도 중이다.
고분자 자체 치유 방식은 이름 그대로 고분자 물질 자체가 열이나 빛, 충격 같은 외부 자극에서 에너지를 얻어 스스로 복구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화학연구원은 2022년 자동차 보호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기존 상용 코팅 소재에 힌더드유레아 라는 물질을 섞었다. 이후 빛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어주는 염료를 추가했다.
그 결과 차 표면 코팅에 흠집이 나더라도 한낮 햇빛에 30분 이상 노출되면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분자들이 이동해 흠집이 메꿔질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캡슐 방식은 미세한 캡슐이 외부 압력이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 변화가 생길 때 구조 유지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흘러나오는 방식이다.
캡슐에서 흘러나오는 물질은 공기나 외부 수분을 만나면 굳는 물질이 쓰이기도 하지만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이 쓰이기도 한다.
건설 분야에서 미생물 활용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다. 석회를 만드는 미생물을 공기를 차단해 먹이를 함께 캡슐에 넣어 석회를 생성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후 균열로 미생물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석회가 생성돼 콘크리트 균열을 채운다.
금속 분야에서는 형상기억합금이나 금속 복합재 등을 활용해 소재 개발을 모색 중이다.
이런 자가 치유 소재는 자동차 코팅, 스마트폰 화면 필름 흠집 같은 자잘한 관리 비용을 줄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인프라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관리하기 어려운 오지의 경우 인프라 파손을 발견하기도 어렵지만 자재 운송 등 추가 비용도 든다.
실시간 자재 운송이 가장 어렵고 비싼 '우주'에서는 이런 자가 치유 소재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에 자가 치유 물질을 혼합하거나 우주복 섬유가 자체 회복되도록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다.
NASA는 2016년 자가 치유 섬유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성능 시험했다. 이 섬유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미세한 우주 쓰레기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주복 구멍을 스스로 메우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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