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위성 궤도'…중요해지는 우주 쓰레기 청소[아무Tech]

유사시 적국 군사·통신 위성 제거 등 안보에서도 활약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가는 실전이다. 이번에 실려 가는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도요샛 4기(천문연), LUMIR-T1(루미르), JAC(져스텍), KSAT3U(카이로스페이스) 등 총 8개다. 2023.5.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의지할 게 없는 우주공간에서 조난되면 어떻게 할까. 영화 그래비티는 인공위성 잔해물 때문에 우주선과의 연결이 끊어지며 시작되는 우주비행사의 사투를 사실적으로 그려 호평받았다.

우주 쓰레기로 인한 인프라 피해는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고 위성 발사가 늘어나면서 위험은 커지고 있다.

2009년 이리듐-코스모스 인공위성 충돌, 2021년 국제우주정거장 로봇팔 피격 등이 대표적 사례다.

우주에서 쓸모를 다한 물체가 지구로 추락해 피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우주 궤도에 머물며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주 쓰레기가 고속으로 지구 궤도에서 돌다가 정상 위성이나 우주 정거장 같은 물체·구조물을 파손시키고 여기서 나온 파편이 다시 고속으로 도는 우주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우주쓰레기는 미미한 수준의 대기 마찰과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점차 자연스럽게 지표면으로 낙하한다.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속도보다 우주쓰레기 증가량이 많아지면 문제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또 우주 궤도가 포화할 경우 신형 위성을 개발해도 궤도에 올리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궤도 청소 기술은 필수적으로 여겨진다.

현재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기술로는 그물이나 물리적 연결을 이용하는 방식, 자석, 레이저 등이 유망하게 여겨지고 있다.

영국 서리대학교 우주센터와 에어버스는 2018년 기술 검증용 청소 위성 '리무브데브리스'(RemoveDebris)를 발사해 우주에서 그물로 물체를 포획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서리대학교는 연이은 연구로 작살로 물체를 꿰어 포획하는 것도 성공했다. 일본의 민간기업 '아스트로스케일'은 로봇팔을 활용한 청소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아스트로스케일은 물리적 연결 방식 외에 표적 위성에 붙은 금속판을 청소 위성의 자석으로 포획하는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우주쓰레기는 청소 위성의 각종 장치로 속도가 느려져 대기권에서 진입해 마찰로 태워 처리한다. 청소 위성에서 큰 돛을 펼쳐 공기저항을 키워 우주쓰레기 덩어리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강력한 레이저를 우주쓰레기에 쏘아 보내 표면이 플라스마로 변하면서 나오는 힘을 이용해 속도를 늦추는 방법도 제안된 상태다.

안보 분야에서 위성 감시, 위성 미사일 유도 등 우주 기술의 역할이 커지며 우주 쓰레기 기술의 안보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을 적국의 위성에 사용하는 식으로 군사 작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로 적국 위성을 격추 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파편이 다량 발생해 자국이나 제3국의 위성에 피해를 일으킨다는 단점도 있다. 이 문제로 국제연합(UN)에서는 수직발사식 위성요격미사일(ASAT) 실험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