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20분 '하이퍼루프'?…아직은 시도 중 [아무Tech]

진공 터널 속에서 마찰 최소화해 고속 이동
막대한 인프라 구축 필요해 회의론 나오기도

미국 스타트업 하이퍼루프TT(HyperloopTT·HTT)의 하이퍼루프 시스템 모식도 (HyperloopTT Press Kit 갈무리) 2024.09.20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서울에서 부산을 20분대에 주파하려면 시속 1000㎞ 이상으로 달려야 한다. 민간 항공기는 평균 시속 900㎞ 수준으로 이를 달성할 수는 없다.

시속 1000㎞를 넘으려는 시도로 세계 각국에서 '하이퍼루프'가 개발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기체를 자기장 등으로 부양시켜 진공에 가까운 저기압의 관속에서 고속으로 이동시키는 이동 수단이다. 철도를 따라 움직이는 열차처럼 관을 따라 정해진 궤도로 움직이므로 '튜브 철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기력으로 부상하기 때문에 마찰 저항이 없고 저기압 튜브 내부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공기 저항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속으로 움직일수록 공기저항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기 부상만을 이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급속도로 떨어진다.

기존에도 저압 튜브에서 움직이는 고속 이동 수단의 개념과 연구는 이뤄졌지만 2013년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라고 기술을 명명한 백서를 발표하며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백서 발간 후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투자한 '버진 하이퍼루프 원'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0년 유인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이때는 시속 160㎞ 수준의 시연이었다. 프로젝트가 더디게 진행되며 2023년 버진 하이퍼루프 원은 운영 중단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에서는 한국철도연구원이 관련 기술을 연구해 하이퍼루프의 핵심 요소인 저기압 튜브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스타트업 HTT, 유럽 HARDT, 중국 CASIC 등에도 하이퍼루프 실현에 도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 컴퍼니도 현재 관련 실험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등 하이퍼루프 기술은 아직 상용화 전의 기술·시제품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이퍼루프에는 육로 교통을 혁신할 것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기존 철도 인프라는 대대적인 국가사업으로 구축될 만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유지 보수 비용도 꾸준히 들어간다. 하이퍼루프는 고속열차이지만 기존 철도 인프라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할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다.

또 고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스템 결함이 발생하면 중간 대처가 어려워 탑승자 안전 보장 방법을 새로 고안해야 한다. 또 대규모 토목 공사가 수반될 가능성이 높아 환경 문제 발생 가능성도 높다.

하이퍼루프 기술이 발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데 그동안 다른 교통 기술도 발전하기 때문에 미래 기술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각종 드론, 자율차 등 기술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