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술에서 한국 추월한 중국…전략 기술서 '인해 전술'

한국, AI·바이오 인재 40% 대학원 후 해외로
과기정통부 조만간 인재 양성·지원 대책 발표

25일 (현지시간)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8호'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2F 야오' 발사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2024. 04. 2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지속적 과학기술 투자, 선진국 유학생의 대규모 귀국, 공격적 인재 영입 등으로 성장한 중국이 한국의 과학기술을 추월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에 따르면 중요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처음 추월했다.

이 평가는 11개 분야 136개 핵심 기술의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5개국 수준을 2년 단위로 살핀다. 평가는 논문, 특허 등 정량 분석과 전문가 조사를 통한 정성평가를 혼합해 이뤄진다.

평가 결과 한국이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5개 분야에서 가장 앞섰지만 나머지 분야는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 2020년도 평가에서 가장 선도하고 있는 미국을 100점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은 80.1, 중국은 80.0으로 비슷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이 82.6점으로 한국 81.5점을 앞섰다. 같은 기간 일본과 유럽은 종합적으로 한국, 중국을 앞섰지만 하락세로 나타났다.

중국은 과학기술에 지속해서 투자를 해오다가 2016년부터는 '과학굴기'를 주석 차원에서 선언하고 집중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1990년대 백인계획, 2008년 시작된 천인계획으로 해외 고급 인재 유치 전략을 실행했다. 2015년 말 천인 계획으로 6000여명의 인재가 중국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계에서는 중국으로 인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기술, 지식, 노하우가 중국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후 2012년에는 만인계획을 입안해 기존 계획과 달리 중국 내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됐다.

중국이 대규모로 확보한 인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달려 나가는 것은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인력 실태조사'에서는 AI 분야 논문 발간량을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500명의 연구자를 추렸다. 500명 중 미국은 31.8%, 중국은 24.2%를 보유해 연구 트렌드는 미국과 중국이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5명으로 1% 수준이었다.

아울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분석 결과 바이오 7개 핵심 기술 분야 중 중국은 4개에서 1위, 미국은 3개에서 1위를 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합성생물학에서만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ASPI 또한 중국의 지속적인 투자와 인재 축적을 성장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저출생뿐 아니라 해외 유출로 향후 인력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산하 싱크탱크 매크로폴로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의 40%가 해외행을 선택했다.

KISTEP의 첨단바이오 분야 조사에서도 박사 학위 취득 후 연구자들이 해외에 진출하거나 잔류하는 비율이 37.8%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인재난에 대응하려고 연내 '이공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인재 확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