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없는 심해 석유 품기 좋은 환경…'대왕고래' 도전 지속해야

석유공사 "동해 울릉분지 심해 최대 140억 배럴 가스"(종합)
"해외 심해유전과 유사 지형 확인…당장 수익 말하긴 어려워"

29일 부산 벡스코 세계지질과학총회(IGC2024)서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을 열고 대왕고래 프로젝트 현황을 공유했다. 이는 동해 울릉분지 일대 석유·가스 유망지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다. 사진은 심포지엄 토론회에 참여한 국내외 석학과 민관 관계자들./News1 ⓒ 뉴스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심해는 공기가 희박해 퇴적 유기물이 산화되지 않고 보존되기 쉽다. 기존 시추 환경보다 더 많은 가스 매장을 기대할 수 있다"

29일 부산 벡스코서 열린 세계지질과학총회서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론적으론 대륙붕보다 더 두꺼운 석유·가스층이 존재할 것이므로 동해 심해서 시추를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총회서는 한국석유공사 주최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이 열렸다. 최근 추진 중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국내외 석학들의 연구 현황과 의견이 공유됐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석유공사가 추진 중인 '광개토대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광개토대왕 프로젝트는 2021년 고갈된 동해 제1 가스전에 이어 새로운 자원 유망지를 찾는 게 목표다.

앞서 석유공사의 해저 물리 탐사 및 시범 시추 결과 동해 울릉분지 심해에 34억~140억 배럴 가스가 매장됐을 거란 추정이 나왔다. 석유공사는 일대 유망구조 7곳을 확보한 상황이다.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물리탐사 결과를 브리핑하기도 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날 현장서 모인 국내외 석학들도 끊임없는 도전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심해는 근원암이 형성되기 좋은 구조라 한 번의 '대박'을 기대하기 좋단 설명이다. 퇴적된 유기물이 굳혀져 만들어진 근원암은 열과 압력을 받아 석유나 천연가스를 내뿜는다.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해외 심해 유전과의 지형 유사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울릉분지 남쪽이 비활성 대륙주변부란 것이다. 최근 발견된 수리남 가이아나 유전, 이스라엘 레비아탄 가스전도 비활성 대륙주변부의 예시로 거론됐다. 비활성 대륙주변부는 급경사가 연속되기 때문에 산화되지 않은 퇴적물이 급격히 심해로 유입되기 좋다.

다만 이런 해외 유전들은 지층이 역전되는 특이구조가 있어 이런 점을 울릉분지서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기대와 달리 석유공사는 대왕고래서의 기대 수익을 당장 말하긴 어렵단 입장이다. 잠재 매장량이 추정치에 불과한 데다 1000m 이상 심해 시추를 도전하는 것이라 탐사비용이나 채산성 측면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2032년까지 해저 탄성파 기반 물리탐사를 지속해 유망지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시추 등을 통한 탄화수소 샘플 분석, 심해 전문가 기용 등 방안도 동원한다. 올해 12월엔 1공 시추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 제1 가스전서 그간 생산된 가스는 총 4600만 배럴이다. 이로 인한 회수액(수익)은 약 2조 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석유공사는 이번 광개토대왕 프로젝트로 제1 가스전의 4배 규모를 찾을 경우 11조 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