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식히는 냉매, 지구는 덥게…친환경 냉매 개발 중[아무Tech]

올해부터 지구온난화 유발 심한 냉매 감축 시작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여름철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3일 오후 6시 기준 최대 전력 수요는 94.6GW로 여름철·겨울철을 통틀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 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작동하는 에어컨 실외기들. 2024.8.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길어지는 여름에 에어컨은 점차 생활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또 기온이 오르며 식품도 쉽게 상하기 때문에 냉장고는 이미 가정의 필수품이다.

에어컨과 냉장고는 냉매의 압축, 팽창, 상변이 과정 등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냉매는 사람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돕지만 지구 건강에는 해로웠다.

과거 냉장고 냉매로 사용된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CFC) 냉매는 프레온 가스라는 상품명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CFC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대기 중에 방출되면 오존층에 도달할 수 있다. 오존층에 도착한 CFC는 자외선을 받아 오존과 반응해 오존층을 파괴한다. 이 문제 때문에 CFC는 국제적 규약으로 퇴출당했다.

그 대안으로 수소 플루오린화 탄소(HFC) 계열 냉매가 개발돼 널리 쓰였다. HFC는 오존층 문제에서는 자유롭지만 다른 문제점이 대두됐다. 기후변화다. HFC 계열 물질은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수백 배에서 1만 배 이상 수준의 온난화 영향을 미친다.

국제사회는 논의 끝에 2016년 '키갈리 개정의정서'를 채택했다. HFC 감축 약속을 담은 이 의정서는 130개국 이상이 서명했으며 우리나라는 24년부터 본격적인 감축을 시작해야 한다. 올해에는 국내 소비량을 동결하고 2029년까지 10%, 2045년까지 80%를 줄여야 한다.

냉매 기술 효율화는 환경적 이유 외에도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효율적인 냉매는 식품, 의약품 등 유통에서 저온 환경이 필요한 산업의 가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또 대형 데이터 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의 큰 부분이 냉방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루는 데도 효과 좋은 냉매는 필수적이다.

일단 현재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상대적으로 낮은 탄화수소,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자연 냉매와 하이드로플루오르올레핀(HFO) 등 대체 냉매가 활용되고 있다.

아예 온난화 우려가 없는 제로(0)-GWP 냉각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냉매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올해 한국기계연구원은 제로-GWP 냉매를 사용하는 산업용 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성능시험까지 마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분당 수만~수십만번 회전하는 터보 머신을 활용 기체를 다뤄 냉각 효과를 얻는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