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식히는 냉매, 지구는 덥게…친환경 냉매 개발 중[아무Tech]
올해부터 지구온난화 유발 심한 냉매 감축 시작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길어지는 여름에 에어컨은 점차 생활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또 기온이 오르며 식품도 쉽게 상하기 때문에 냉장고는 이미 가정의 필수품이다.
에어컨과 냉장고는 냉매의 압축, 팽창, 상변이 과정 등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냉매는 사람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돕지만 지구 건강에는 해로웠다.
과거 냉장고 냉매로 사용된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CFC) 냉매는 프레온 가스라는 상품명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CFC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대기 중에 방출되면 오존층에 도달할 수 있다. 오존층에 도착한 CFC는 자외선을 받아 오존과 반응해 오존층을 파괴한다. 이 문제 때문에 CFC는 국제적 규약으로 퇴출당했다.
그 대안으로 수소 플루오린화 탄소(HFC) 계열 냉매가 개발돼 널리 쓰였다. HFC는 오존층 문제에서는 자유롭지만 다른 문제점이 대두됐다. 기후변화다. HFC 계열 물질은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수백 배에서 1만 배 이상 수준의 온난화 영향을 미친다.
국제사회는 논의 끝에 2016년 '키갈리 개정의정서'를 채택했다. HFC 감축 약속을 담은 이 의정서는 130개국 이상이 서명했으며 우리나라는 24년부터 본격적인 감축을 시작해야 한다. 올해에는 국내 소비량을 동결하고 2029년까지 10%, 2045년까지 80%를 줄여야 한다.
냉매 기술 효율화는 환경적 이유 외에도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효율적인 냉매는 식품, 의약품 등 유통에서 저온 환경이 필요한 산업의 가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또 대형 데이터 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의 큰 부분이 냉방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루는 데도 효과 좋은 냉매는 필수적이다.
일단 현재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상대적으로 낮은 탄화수소,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자연 냉매와 하이드로플루오르올레핀(HFO) 등 대체 냉매가 활용되고 있다.
아예 온난화 우려가 없는 제로(0)-GWP 냉각 시스템을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냉매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올해 한국기계연구원은 제로-GWP 냉매를 사용하는 산업용 냉각 시스템을 개발해 성능시험까지 마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분당 수만~수십만번 회전하는 터보 머신을 활용 기체를 다뤄 냉각 효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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