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난제 풀어낼 유전자변형동물 '은행'…韓 주도 구축
"코로나 장기 후유증·유전병 연구엔 여전히 실험동물 필수"
수요 맞춰 유전자변형 동물 제공…데이터 개방으로 연구 접근성↑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신약 개발, 유전체 해독 등 바이오 난제 연구 기반으로서 '모델 동물 은행'이 확대되는 중이다. 주로 쓰이는 생쥐(마우스)뿐 아니라 예쁜꼬마선충, 물고기, 영장류 등 실험동물을 연구 수요에 맞춰 유전자변형 후 공급하거나 관련 데이터를 개방하는 개념이다.
이를 총괄하는 국가모델동물연구소(KMPC)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권역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4일 KMPC에 따르면 기관은 이런 내용으로 '아시아 연구소재은행 네트워크'(ANRRC) 연례 회의를 개최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16개국 112개 기관이 참여한 연구 교류체다.
지난달 19일 성제경 KMPC 소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모델 동물 은행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성 소장은 "코로나 장기 후유증에 따른 약물 감수성 변화, 유전병 등 연구에는 여전히 동물 실험이 필요하다"며 "연구가 안정적으로 산업화하려면 모델 동물을 공공 인프라 차원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MPC는 모델 동물 개체 확보뿐 아니라 요청에 맞춰 유전자 편집도 수행해 준다. 특정 질병에 취약한 쥐를 만든 후 백신 개발 제약회사에 공급해주는 등이다. 이 밖에도 장내 미생물 연구에 필요한 무균 마우스 등도 공급한다.
일례로 연구소는 팬데믹 기간 약 4000마리 쥐를 유전자 변형해 코로나 감염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활용해 우리 기술로 만든 백신을 테스트했으며 실험 데이터 역시 공유했다.
이 밖에도 KMPC는 '마우스종합서비스포털'을 통해 연구 정보를 공유하느 중이다.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혹은 영세기업 연구소의 연구 접근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수월성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KMPC는 새로운 수요에 맞춰 취급 동물 범위를 확대한다. 기존 마우스보다 큰 설치류인 '래트', 소형 영장류 '마모셋' 은행을 추가 구축하는 것이다.
성 소장은 "래트는 생쥐 대비 고등 사고가 가능해 퇴행성 신경 질환, 인지력 측정 등 연구에 유리하다"며 "관련 연구 수요가 늘면서 유전자 변형 래트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모셋은 통상 원숭이의 100분의 1 무게라 효율적인 관리·연구가 가능하다"며 "영장류는 설치류 대비 인간과 유사한 뇌-신경 대사 작용을 보여 신약 개발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론 모델 동물 은행 서비스를 주변 아시아국 연구진에까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관련해서 ANRRC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하기도 했다. 연구 협력뿐 아니라 실험동물 취급 일련 정보(인덱싱), 소재 표준을 우리가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성 소장은 "전 세계서 우리 모델동물 은행을 이용할수록 한국 연구의 오리지널리티도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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