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임무본부장, 美에 활동 보고…우주청 "기술유출 없을 것"

美 외국 대리인 등록법 탓에 공식활동 일방적 등록 의무
"우주역량 높이려면 해외인재 유치 불가피…내부 통제로 보완"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왼쪽) , 존 리 임무본부장(가운데), 노경원 우주청 차장(우측) 2024.4.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우리나라 우주 연구개발(R&D)을 진두지휘하는 존 리 우주항공청 임무본부장이 미국에 본부장 활동을 일방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우주청은 "해당 정보 제공은 일반에도 공개되는 간략한 내용이며, 우주청 자체 검토를 통해서도 미리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9일 우주청에 따르면 존 리 본부장은 미국의 '외국 대리인 등록법'(이하 FARA법)에 따라 미국서의 공식 활동을 미 법무부에 정기 등록해야 한다. 본부장으로서 그가 받는 급여, 미 현지 언론·기업·정부 관계자와 접촉한 내역·소진 비용 등이 담긴다.

미국은 외국 정부와 일하는 자국민 활동을 모니러터링하고자 1938년 FARA 법을 제정했다. 이들 활동이 미국의 정책, 법 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투명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법에 근거해 6개월마다 정보 제공 의무가 생기는데 존 리 본부장은 아직 이를 수행하진 않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엄밀히 말하면 외국인 신분이다. 동시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29년 경력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선진국 수준으로 우주기술을 높이려는 우주청에서 그를 영입한 이유다.

다만 우주 분야서 해외 인재를 기용하는 것은 우리 민감 기술의 유출 위험성을 동반하는 것이다. 또 FARA 법의 경우 우리나라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적 상호주의 위배로까지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우주청은 "FARA에 등록하는 내용은 FARA 홈페이지를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며 "본부장으로서의 미국 내 공식 활동을 간략 보고하는 수준이기에 국가기밀 유출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청은 출범 전 준비 단계서부터 본부장의 FARA 등록 의무를 인지하고 있었다"며 "본부장의 공식 활동과 이를 담은 FARA 초안 역시 내부 협의를 거쳐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주청이 내부적으로 통제를 하며 상황을 주시한다는 의미다.

우주청은 앞으로도 관련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해외 인재를 유치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항공혁신부문장 후보자도 NASA 근무 경험이 있는 미국인으로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우주청은 "기밀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인 직원이 FARA 등록 내용은 법률적 검토를 거칠 것"이라며 "FARA 등록 의무를 지는 미국인이 걱정 없이 우주청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관리·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