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發 녹조라떼…"원인 미생물 찾고 먹이 제거" 예방법 연구
생명硏, 녹조 원인종 '마이크로시스티스' 유관 미생물군 분석
KIST, 녹조 먹이 '인' 흡착 바이오매스 신물질 개발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장마 후 35도 이상 폭염으로 대청호, 안동댐, 소양호 등 전국 관개시설에서 녹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녹조의 주 원인종 미생물을 추적하거나 먹이 자체를 차단하는 과학적 해법도 연구되는 중이다.
2일 학계에 따르면 안치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미생물 군집 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녹조 관련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체 장기, 토양, 하천 등 특정 환경서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을 뜻한다. 이들 DNA의 염기서열분석(시퀀싱)을 통해 미생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은 생물 생장, 질병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미생물을 표적·제어하는 데 응용된다.
녹조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남조류가 원인종이다. 안 박사 연구진은 대청호 수역 내 미생물이 10개 미만 주요 모듈로 뭉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속한 모듈 미생물은 녹조 발생 시기에 맞추어 동시에 증감했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수도 아나베나'라는 남조류와 매우 강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 '포시박터 아쿠아틸'(Paucibacter aquatile)이라는 박테리아가 마이크로시스티스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분석됐다.
안 박사는 "마이크로시스티스 녹조 생성에 관여하는 특정 박테리아 특성을 응용하면 녹조 생장을 억제하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에선 녹조 먹이가 되는 '인', 녹조가 내뿜는 냄새·독성물질을 빨아들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정경원 KIST 박사 연구진은 왕겨 등 바이오매스를 열처리한 '바이오차'로 인을 흡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차는 일반적으로 음전하를 띠어 인 등 음이온계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진은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한 무독성 무기입자(금속이중층수산화물)를 코팅한 바이오차를 써서 이를 극복했다.
송경근 박사 연구팀의 경우 재래식 정수시설에 쓸 수 있는 개량형 분말활성탄을 개발했다. 활성탄은 탄소 재질의 다공성 물질로서 흡착 성능이 뛰어나다. 연구진은 활성탄을 분쇄해 표면적을 늘리는 방식으로 녹조 오염물질 흡착 속도를 높였다.
송 박사는 "오염물질에 따라 20~150% 흡착속도가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활성탄 접촉시간 확보가 어려운 재래식 정수장에서 고가 시설 없이도 안정적인 녹조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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