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發 녹조라떼…"원인 미생물 찾고 먹이 제거" 예방법 연구

생명硏, 녹조 원인종 '마이크로시스티스' 유관 미생물군 분석
KIST, 녹조 먹이 '인' 흡착 바이오매스 신물질 개발

전국 곳곳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일 강원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 녹조가 발생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한강 최상류이자 수도권 식수원인 이곳에 녹조가 발생한 것은 1973년 소양강댐 건설 이후 처음이다. 2023.8.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장마 후 35도 이상 폭염으로 대청호, 안동댐, 소양호 등 전국 관개시설에서 녹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녹조의 주 원인종 미생물을 추적하거나 먹이 자체를 차단하는 과학적 해법도 연구되는 중이다.

2일 학계에 따르면 안치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미생물 군집 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녹조 관련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체 장기, 토양, 하천 등 특정 환경서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을 뜻한다. 이들 DNA의 염기서열분석(시퀀싱)을 통해 미생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은 생물 생장, 질병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미생물을 표적·제어하는 데 응용된다.

녹조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남조류가 원인종이다. 안 박사 연구진은 대청호 수역 내 미생물이 10개 미만 주요 모듈로 뭉쳤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중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속한 모듈 미생물은 녹조 발생 시기에 맞추어 동시에 증감했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수도 아나베나'라는 남조류와 매우 강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 '포시박터 아쿠아틸'(Paucibacter aquatile)이라는 박테리아가 마이크로시스티스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분석됐다.

안 박사는 "마이크로시스티스 녹조 생성에 관여하는 특정 박테리아 특성을 응용하면 녹조 생장을 억제하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에선 녹조 먹이가 되는 '인', 녹조가 내뿜는 냄새·독성물질을 빨아들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정경원 KIST 박사 연구진은 왕겨 등 바이오매스를 열처리한 '바이오차'로 인을 흡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차는 일반적으로 음전하를 띠어 인 등 음이온계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진은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한 무독성 무기입자(금속이중층수산화물)를 코팅한 바이오차를 써서 이를 극복했다.

송경근 박사 연구팀의 경우 재래식 정수시설에 쓸 수 있는 개량형 분말활성탄을 개발했다. 활성탄은 탄소 재질의 다공성 물질로서 흡착 성능이 뛰어나다. 연구진은 활성탄을 분쇄해 표면적을 늘리는 방식으로 녹조 오염물질 흡착 속도를 높였다.

송 박사는 "오염물질에 따라 20~150% 흡착속도가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활성탄 접촉시간 확보가 어려운 재래식 정수장에서 고가 시설 없이도 안정적인 녹조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