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만 먹고 14㎏ 감량" 다이어트약, 어디까지 왔나[미래on]

노보 노디스크, 다이어트약 '위고비' 개발로 유럽 시총 1위 등극
미래에는 개인 유전자 맞춤형 약물 설계…효과↑·부작용↓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비만 신약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제약업계에는 비만치료제 열풍이 불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약만 먹고 14㎏, 킴 카다시안은 7㎏을 감량했다고 했다. 과거에 없던 병이 새로 생기듯, 미래에는 '비만'이라는 질병이 사라질 수 있을까.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다이어트약 '위고비'(Wegovy)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럽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다.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은 지난해 덴마크 1년 국내총생산(GDP)보다 높은 570조 원까지 치솟았다.

위고비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당뇨병 치료제로 만들었지만,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품귀사태를 겪고 있다.

'GLP-1'는 음식을 먹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혈당 조절에 필수적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위고비를 먹으면 GLP-1의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미국인은 약 3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이용한 다이어트 치료제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는 위고비보다 부작용이 적고,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주가가 치솟았다.

그러나 다이어트 치료제만으로는 비만 자체를 해결할 수는 없다. 가격도 비쌀뿐더러 평생 약을 먹지 않으면 요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높은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혈액, 타액 등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한 후 체중 조절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 변이를 식별한다.

이어 개인의 유전자 프로파일과 대사 특성에 맞춰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기팅하는 약물을 설계한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면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식이다.

개인 맞춤 약물과 함께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맞춘 식단 계획, 운동 프로그램, 생활 습관 교정 등이 포함된 종합적인 치료 계획도 제시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체중, 운동량, 식사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 복용량과 치료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정기적인 유전자 재평가와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해서 치료 효과를 최적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혁신적인 다이어트약 개발의 시대라면 미래에는 개인 맞춤 약물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1인 주치의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