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재 전쟁·인구 감소에 이공계 인재난…직업 매력도 높여야"
직업안정성·소득·자부심 보장되는 의대로 인재 이탈…"이공계 환상 20년 전에 깨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이공계 지원 특별법 개정 토론회' 개최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의과대학은 고소득과 직업 안정성, 최고라는 자부심을 채워준다. 이공계는 직업 안정성이 보장 안 되고 전문직으로 간주하지도 않는 것 같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21일 열린 '이공계 지원 특별법 개정 토론회'에 손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은 이공계 이탈 현상의 원인을 낮은 직업 매력도라고 진단했다.
손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의 인재 전쟁이 본격화되며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 등 전략 분야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인구 절벽 때문에 인재 유치를 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는 위기도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공계는 의학 계열 편중과 인구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에서는 IMF, 2008년 금융위기 때 정리해고 과정에서 이공계는 평생직장 경험이 소멸했고 출연연은 정년이 감축되는 등 이공계의 직업 안정성이 사라져간 과정이 소개됐다.
토론에 참석한 채승병 한양대 겸임교수는 "과거 기업들이 위기가 있을 때 해결하자고 이공계 인재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문제를 해결했다"며 "지금은 그런 헌신을 요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미 20년 전에 이공계 내부에서 환상이 깨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는 고소득과 직업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보장돼 이공계에서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월 급여 통계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이 584만 원을 받을 때 의사는 1992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지원 본부장은 "지금 의료계에 여러 사건이 있지만 전공의들이 시달려도 의사를 계속하는 것은 소득뿐 아니라 사람을 살린다는 보람도 열려있기 때문이다"라며 "반면 자기들이 원해서 과학기술계에 와도 사회적 인식이 낮고 자부심이 깎이니까 기회가 되면 의대로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 타파 수단으로 △양질의 일자리 확보 △교수·연구원 외의 다양한 진로 발굴 △연구생활장학금, 병역특례 등 안정적 지원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제시했다.
손 본부장은 "후학들이 계속 열패감을 느끼는 상황들이 국가 경쟁력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안타까운 느낌이 있다"며 "이공계 인재가 양질의 일자리에서 역할을 하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렸으며 황우여 비대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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