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바리 짐 싸기 어려운 우주탐사…'현지 자원 활용·3D프린팅'[아무tech]
화물 무거울수록 우주 발사체 비용 늘고 효율 줄어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전쟁과 신대륙 탐사에서 보급은 언제나 어려운 문제다. 기본적인 해결책은 최대한 넉넉하게 들고 가는 것이다.
우주 탐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무게는 곧 비용이다. 무거울수록 연료 효율 역시 떨어진다. 넉넉하게 짐을 챙기려 해도 물건을 늘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우주 현지 조달로 물자와 에너지를 확보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주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현지 조달 대상은 '전기 에너지'다. 국제우주정거장과 많은 인공위성은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해 전력을 조달한다.
화성 탐사선도 태양광 패널을 이용하는 데 종종 화성 대기의 먼지가 쌓여 에너지가 고갈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달을 우주 진출 거점으로 삼아 현지 자원을 활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 표면 혁신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원 채굴에서 활용에 이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달 기지를 짓는 데 필요한 자제와 구조물을 싣고 가기보다 달 표면 토양(월면토)을 활용하면 발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한국건설연구원은 인공 월면토 생산, 인공 월면토에 마이크로파를 쬐어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 등을 연구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지구에서 가져간 화학 물질을 월면토와 섞어 구조물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달 남극 지역에는 미세한 수분이 얼어있는 형태로 대규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추출하면 식수 활용 및 태양광 발전 전기 분해를 통한 산소 생산, 수소 연료 확보 등이 가능하다.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는 달 주변을 돌며 철, 티타늄 등 광물 분포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관측 데이터는 달 탐사 지점 결정뿐 아니라 현지 자원 활용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우주 보급 문제 해결 수단으로 '3D 프린팅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유연한 재고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종류의 물건·부품을 들고 가는 것보다 이를 제작 가능한 3D 프린터와 재료를 들고 가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1월 유럽우주국(ESA)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최초의 금속 3D 프린터를 보냈다.
이 프린터는 고온과 레이저를 활용해 금속 물건을 출력한다. ESA는 시험용 물건을 인쇄해 지구에서 인쇄된 것과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이미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플라스틱 기반의 3D 프린터로 기자재 부품을 생산하는 실험이 진행된 바 있다.
3D 프린팅과 현지 자원 조달 기술을 결합하면 우주 건설을 효율화하고 지속가능한 탐사·거주를 도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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