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 노인은 질병 비용 1.7배…사전 관리·연구 필요"

'DNA 메틸화'…노쇠 예측 지표로 연구 중
'노화·노쇠 연구 중요성' 주제 과학미디어아카데미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왼쪽)과 김영진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 보건연구관이 '노쇠도 질병이다'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언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4.23 ⓒ 뉴스1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노인 돌봄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적극적인 노쇠 예방·관리를 하려면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23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개최한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노화·노쇠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화는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기능 저하로, 노쇠는 노화가 축적돼 스트레스나 신체 변화에 취약해지며 질병이 쉽게 생기는 상태다.

박 원장은 "생존 연령(기대 수명)이 높아지며 건강 수명과의 차이가 늘어났다"며 "격차가 커지면서 노인 돌봄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쇠의 원인은 노화 자체에 따른 내분비 기능 저하, 면역기능 저하, 질환, 영양 상태, 신체활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골격근의 감소와 근력 저하로 나타나는 근감소증이 중요한 연결 고리다.

노쇠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같은 나이라도 건강한 집단보다 노쇠 증세를 보이는 집단에서 낙상, 골절, 치매, 입원, 사망 위험 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65세 이상 성인의 노쇠 유병률은 23.1%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쇠 노인의 질병 부담 직접비용은 건강한 노인과 비교해 1.7배 수준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노쇠 예후·예측 지표 개발을 위해 한국 노인 노쇠 추적 조사,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 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배석한 김영진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 보건연구관은 DNA를 활용한 노화·노쇠 예측 연구도 소개했다.

DNA에 담긴 유전 정보는 단백질로 번역되는 식으로 발현돼 생명 활동에 활용된다.

DNA 일부가 후천적으로 '메틸화'되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아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메틸화는 생활 습관이나 환경 요인으로 DNA에 메틸기라는 분자가 붙는 현상이다.

음주·흡연을 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메틸화 패턴을 보이는 데 이를 이용하면 생체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메틸화에 따라 뇌졸중, 당뇨 등 질환 발병 정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김 연구관은 "메틸화를 기반으로 생체 나이를 측정할 수 있고 이를 물리적 나이와 비교하면 가속적으로 노화가 진행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며 "가속 노화군은 각종 질환에 취약하고 운동 기능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