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연구, 반복만이 답?…AI·자동화 로봇으로 혁신 [아무Tech]

모더나 '코로나' 백신 개발 배경인 '바이오 파운드리'…韓도 구축
'IT 기업' MS, 재료 공학·암 연구에 AI 적용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CJ제일제당 CJ블로썸파크를 방문, 바이오파운드리 시설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2.11.29/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렌즈 기술 발전으로 세포 수준의 연구가 가능해진 것처럼 기술 발달로 과학 혁신이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과학 혁신을 돕고 있다.

영화 속 과학자는 고민하다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으로 많이 그려진다. 현실의 많은 실험 과학자는 데이터를 얻으려고 '노동집약적'인 반복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료 불순물을 제거하고 측정하기 좋은 상태로 만드는 전처리부터 데이터 획득·검증에 필요한 반복 실험 과정은 지난하다. 생물학은 미생물이나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일도 더해진다.

이런 반복 작업을 자동화 기계에 맡겨 연구 규모를 키우고 속도를 빠르게 만든 사례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물은 코로나19 백신이다. 모더나는 백신 개발 과정에서 긴코바이오웍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긴코바이오웍스는 미생물 설계-제작 자동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실험 속도를 5배 이상 빠르게 만들어 백신 조기 출시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연구·개발 과정을 자동화·고속화하는 설비다. 로봇 팔과 같은 로봇 기술, 고용량 분석 기술, 액체 처리 기술 등의 발달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 중이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이 바이오파운드리를 운영하며 균주 개발 및 생산 공정을 자동화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중심으로 바이오파운드리 시험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생명연에 따르면 소규모 시설이지만 유전자 관련 실험 속도를 10배가량 빠르게 수행하는 성과를 냈다.

정부는 2029년까지 1263억 원을 들여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를 대규모로 구축하고 공공·민간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구축된 바이오 파운드리 자동화 시스템 모습. 2023.03.05 ⓒ 뉴스1 김승준 기자

바이오뿐 아니라 신소재 등 다른 영역에서도 자동화 시스템 개발이 활발하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한상수 계산과학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이관영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광학 특성을 측정하는 스마트 연구실을 개발하기도 했다.

과학기술 혁신의 다른 축은 AI다. 이미 단백질 접힘 예측, 대용량 데이터 데이터 분류·처리, 이미지 분류 등 여러 방면에서 AI를 접목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로 양자, 배터리 등 화학 및 재료 공학 부문 연구 속도를 높이는 연구도 하고 있다.

MS는 3200만 개 이상의 배터리 활용 후보 물질을 AI와 재료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18개로 추리는 데 성공했다. 태평양 북서부 국립연구소(PNNL)와의 공동 연구로 최종 후보를 도출, 검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MS는 2024년 AI 트렌드로 '과학기술 활용'을 꼽으며 △일기예보 시스템 향상 △암 이미지 분석 모델 △신약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MS는 "첨단 AI를 활용하면 수년 이상 소용되는 검증 과정을 수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