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만들어내는 '정수 기술'…우주 진출에 필수[아무Tech]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신임 소방관들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소방학교에서 화재진압 훈련이 끝난 후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6.8.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큰 강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인류 문명이 꽃필 정도로 물은 인류에게 중요하다. 우주에서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ISS) 등에서도 물을 생산·정화하는 기술이 지금도 개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수 기술은 문명 초기부터 있었다. 고대 그리스와 인도 지역에서 정수 관련 기록이 남아있으며 기원전 1500년 이집트에서는 명반을 정수에 활용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반을 일종의 응집제로 활용해 흙탕물의 부유물을 바닥에 가라앉히는 기법은 현대에도 활용되고 있다.

물을 망에 거르거나 끓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정수 기술이다.

현대적인 정수 기술은 19세기 영국에서 완속 처리법을 이용해 깨끗한 물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회사가 등장하며 본격화됐다. 완속 여과법은 물을 모래층으로 투과시켜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후 황산철을 이용해 더 빠른 속도로 불순물을 응집시켜 제거하는 급속여과법을 개발해 뉴저지주에서 상용화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완속여과법보다 10배가량 빠른 정수 효과를 보였다. 이후 20세기 들어 오존, 염소의 살균 효과를 이용한 정수 기법이 수도 산업에 도입된 후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다.

일부 정수기에 쓰이는 역삼투압 방식은 미국 해군이 1940년대 바닷물에서 식수를 보급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불순물이 섞인 물에 높은 압력을 가하며 촘촘한 필터를 통과시켜 깨끗한 물을 얻는 방식이다.

이런 정수 기술은 인류를 수인성 전염병에서 벗어나게 하고 활동 범위를 물이 없는 지역, 먼바다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정수 및 물 생산 기술은 유인 우주 탐사에서도 중요 기술이다. 인류가 유일하게 장기체류에 성공하고 있는 우주 정거장에서는 발전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물을 활용한다. 다만 이것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주인의 소변이나 땀, 호흡에서 나오는 수분을 포집,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202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물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환경 제어 및 생명 지원 시스템'(ECLSS)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에는 고급 제습기 등으로 호흡과 땀 속의 수분을 흡수하는 장치와 소변 처리가 포함됐다. 소변 처리기는 진공 증류 방식으로 물을 분리한다. 진공 증류는 낮은 압력에서 물질마다 기화되는 정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 물질을 분류하는 기술이다.

NASA는 "예전에는 물 회수율이 93~94%였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98%에 도달할 수 있었다"며 "(물 회수율을 높이면) 발사체에 더 많은 과학 장비를 추가해 승무원들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