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연구 돕는 미니장기 '오가노이드'…장기칩 적용해 동물실험 대체[미래on]

줄기세포를 장기 일부 형태로 배양…"세포 재생 등 생명활동 구현"
종양 치료 실마리 밝히는 데 활용…"기술 신뢰성 지속 검증해야"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에서 제조된 오가노이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모습(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장기 일부를 구현한 오가노이드는 종양 연구 등 임상시험 환경으로 쓰인다. 신약 물질 검사 등에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어 관련 시장도 연간 32%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니 장기'라고도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다양한 장기로 분화하는 줄기세포를 활용해 장기 육편을 배양하는 기술이다. 단백질을 3차원 배양한 배양육과 달리 발달, 재생력 등 생명 활동이 구현됐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배아줄기세포를 바탕으로 배아 발달을 모사하거나 성체줄기세포의 재생력을 이용해 장기 배양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오가노이드는 2009년 생쥐 직장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인간 줄기세포에 기반한 오가노이드가 나와 난치병 치료 연구나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2018년 기술 동향 브리프에 따르면 암 환자 줄기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는 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반영한 항암 약물 개발에 쓰일 수 있다.

구 연구단장은 오스트리아 연구진과 협업해 종양의 발달 과정을 밝혀내는 연구를 장 오가노이드에서 수행했다. 이는 지난해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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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가노이드를 인체장기칩과 조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이는 회로가 탑재된 미세유체칩 위에 배양된 오가노이드 조직을 결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고도화된 오가노이드 기법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신약 후보 물질이나 화장품 등의 독성을 시험하는 데 적용되는 식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의 '동물대체시험법 기술 및 산업 동향' 보고서는 주요국 주도로 실험동물 동물 대체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장기 칩 시장은 2022년 8787만 달러에서 2029년 6억2100만 달러로 연평균 32.21%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기술을 고도화하려면 장기체가 인체 내 다양한 요소 혹은 장기끼리 상호작용하는 것을 구현해야 한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혈관, 면역계, 미생물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변수 없이 단일 장기만 구현해서는 전신 환경에서 나타날 독성 위험을 놓칠 수 있다.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장은 "칩 기술은 오가노이드의 약물 독성의 평가모델 기능을 고도화시킬 것"이라며 "전신을 순환하며 흡수되는 경구투여 약물 등을 실험할 때 장기 칩 기반 플랫폼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칩 기술이 적용됐어도 여전히 오가노이드의 신뢰성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기존 동물 실험 데이터와 비교해야 한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손 센터장은 "오가노이드 기술은 결국 많은 레퍼런스 데이터가 쌓여야 진정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며 "축적된 동물실험 데이터와 상호보완해 기술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