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인체 한계 없앤다"…현실에 등장하는 아이언맨 슈트[아무Tech]

장애인·고령자 보조부터 노동자 업무 효율 향상까지 다방면 활약
LIG넥스원·현대로템, 방산·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삼성전자 제품 출시 임박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가진 클로이 앵거스씨가 26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베노티앤알 웨어러블 로봇 시장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이족보행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을 입고 상체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아이언맨은 로봇을 입어 평소에 달릴 수 없는 속도로 달리고 들기 어려운 무거운 물건도 가볍게 들어낸다.

현실에서 아이언맨 슈트처럼 하늘을 날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인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입는 로봇(웨어러블 로봇)은 점차 상용화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형 의족·의수뿐 아니라 근력 증강 슈트,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1960년대 제너럴 일레트릭에서 개발한 '하디맨'이 최초 기록을 세웠지만 과도한 무게 등으로 실용성이 떨어져 널리 퍼지지 못했다.

경량 소재, 전기 모터, 제어 알고리즘, 감속기 등 요소 기술 발달에 힘입어 웨어러블 로봇은 2010년대 크게 발전하게 됐다.

안경이 떨어진 시력을 보조하고 망원경이 시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도와준 것처럼 웨어러블 로봇은 인간의 '근육'을 보조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뿐 아니라 노화로 근육이 감소한 고령층의 활동성 증진 사례는 이미 다수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이종원 박사팀은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옴니(MOONWALK-Omni)를 착용한 65세 남성이 북한산을 등정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문워크-옴니는 2㎏대의 무게로 다리 근력을 최대 30% 강화하고 균형도 보조한다.

왕복 3시간이 걸린 등반 과정 중 웨어러블 로봇은 배터리 교체 및 로봇 개발자의 개입 없이 다양한 지형에서 근력 보조를 수행했다. 이번 등정 참여자는 "젊었을 때부터 즐기던 등산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편안하게 산을 오르니 10년에서 20년은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운반 업무 능력 향상 및 근골격계 산업 질환 예방 목적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방위 산업에서도 군용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근력증강로봇 'LEXO-2.5'를 제품화했고 현대로템은 VEX(조끼형)와 H-Frame(지게형), CEX(의자형)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도 2024년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으로 '봇핏'이라는 보행 보조 로봇을 개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4에서 '봇핏' 출시 시기와 관련해 "지금은 실버타운, 피트니스 등 사업자 간(B2B)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있고 조금 더 다듬어 조만간 B2C(소비자 판매)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