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장관 "조성경 차관 카르텔 발언, 순전히 개인 의견"
R&D 예산 6000억원 순증에도 과학계 "언 발에 오줌누는 격" 비판 여전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2일 조성경 1차관의 '8개 과학기술계 카르텔' 발언에 "조 차관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예산 및 연구개발(R&D) 예산 브리핑에서 카르텔 논란에 입을 열었다. 이 장관은 "R&D 구조조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챙기는 것일 뿐"이라며 "(과학기술계) 카르텔은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 차관은 12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제7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서 과학기술계에 8가지 카르텔이 있다고 언급하며 특정 사업과 기관 등을 지목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 핵연료 연구,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출신 교수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과제 등이 거론됐다.
이 장관은 "조 차관의 해당 언급은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논의한 바 없으며 순전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내년도 R&D 예산안과 관련해 "미래세대 학생 연구자에 피해가 없도록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8월 정부원안 대비 6217억원이 증액됐으나 과학계에선 여전히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회의적 평가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내년 정부 전체 R&D 예산은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인건비, 연구장려금, 장학금 등 학생 연구원에게 중요한 예산인 기초연구지원은 2078억원 늘었다. 안정적 연구수행을 저해할 우려에 계속과제 예산은1430억원 증액했다.
이 장관은 정부안 기준 전년 대비 25% 줄었던 계속과제 예산 규모가 10% 내외로 회복됐기 때문에 일정 부분 우려가 해소됐다고 했다. 이 장관은 "확정 예산은 연구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국회 논의를 거쳐 삭감률을 대폭 하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생 인건비의 경우 인건비 풀링제도를 교수 개인별이 아닌 기관별로 운용해 기관 내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학생 인건비 풀링제란 대학 내 연구 책임자(교수)가 수행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의 외부인건비(학생연구원)를 연구책임자별로 통합 관리·지급하는 제도다.
이 장관의 바람과 달리 연구현장에선 예산안 증액을 '언 발에 오줌누기'란 비판은 여전하다. 강천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은 "결국 학생 인건비가 나오는 계속과제 예산은 줄어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연구과제 예산이 줄면 이와 연계된 위탁과제도 줄어들게 돼 기관 등에서 학생연구원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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