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올해의 연구자 10인에 챗GPT…사이언스 "비만치료제는 혁신"
사이언스 "새로운 치료법, 비만을 의지력 실패 아닌 만성 질환으로 바꿔"
네이처, 올해의 인물 10인 리스트에 비인간 최초로 챗GPT 선정…"생성형 AI 혁명 시작"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대표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올해의 혁신 기술로 비만 치료제를 선정했다. 네이처는 2023년 연구자로 10명을 뽑으며 이례적으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챗GPT'를 추가 선정했다.
15일 사이언스는 '2023년 올해의 혁신'(2023 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GLP-1 유사체 약물을 선정했다.
이 약물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라는 장내 호르몬을 모방한 의약품으로 처음에는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
GLP-1은 포도당 농도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내려준다.
이 호르몬은 1980년대 당뇨병 연구 중에 발견돼 점차 뇌를 비롯한 인체 영향이 규명됐다. 1990년대에는 쥐 실험에서 식사량 감소 효과가 처음 밝혀지기도 했다.
삭센다로 상품화된 GLP-1 유사체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은 2014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당뇨 관리 효과뿐 아니라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소 효과가 인정된 것이다. 다만 1일 1회 피하주사가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2021년 삭센다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내놓는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리라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작용을 하지만 효과 지속시간이 더 길어 주당 1회 주사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많은 유명인이 세마글루타이드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외에서는 위고비 열풍이 불었다.
사이언스는 "GLP-1 약물이 실제로 비만인의 건강을 보호하는 지 2023년 중요한 연구 성과가 나왔다"며 "비만 및 심부전 환자 529명을 대상으로 1년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한 결과 심장 건강 개선 등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8월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노보 노디스크도 8월에 1만7000명 대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위약 투여 그룹보다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그룹에서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이 20%가량 더 낮게 나왔다.
다만 세마글루타이드는 △치료 효과의 장기 지속성 △췌장염 등 합병증 위험 △높은 가격으로 인한 접근성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사이언스는 "GLP-1 약물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은 비만 치료뿐만 아니라 비만을 단순한 의지력의 실패가 아니라 만성 질환으로 이해하도록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전날 올해의 과학계 인물 10명을 뽑는 '네이처 10' 리스트를 발표했다.
2023년 네이처 10에는 인도 우주 기구의 카플리나 칼라하시, 핵융합 연구자 애니 크리처 미국 로렌스리버모어연구원, 할리두 틴토 부르키나파소 나로노 임상 연구단 국장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할리두 틴토는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말라리아 백신 연구를 이끌었다.
아울러 네이처는 챗GPT를 2023년 네이처 10에 추가 선정했다. 통상 사람을 선정하는 네이처 10에 인간이 아닌 대상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네이처는 "챗GPT는 원고를 다듬고 코드에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과학자의 작업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의 한계, 인간 지능의 본질, 규제 등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되돌릴 수 없는 생성형 AI 혁명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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