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비법, 수학으로 알아냈다…IBS, 수면관리 앱 출시
수면 장애 예측 솔루션도 개발…식약처 검토
김재경 기초과학연 교수 "수학, 건강·행복에 기여"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수학을 이용한 수면 관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IBS는 24일 '수학과 의생명과학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가진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재경 IBS 의생명 수학 그룹 연구원(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은 "'슬립 웨이크'라는 앱을 한두 달 내에 무료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앱은 미분방정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며 "잠들기 좋은 시간뿐 아니라 다음날 특정 시간에 각성 상태를 유지하려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24시간을 기준으로 일주기 생체 리듬을 가지고 있다. 수면도 이 리듬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를 '수면 압력'과 '수면 임계점'이라는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면 압력은 자는 동안 내려가고 깨어있으면 올라간다. 수면 압력이 높아져 수면 임계점을 넘으면 잠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 임계점은 24시간 주기로 움직인다. 낮에는 임계점이 높지만, 밤에는 낮아 수면압력이 임계점을 넘기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같은 수면압력 상태라고 하더라도 낮이냐, 밤이냐에 따라 수면임계점 돌파 여부가 달라져 졸음 상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수면 관련 정보를 정확히 얻으려면 피를 뽑아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에 저장된 수면 데이터를 가지고 현재의 수면압력과 임계점의 상태를 추측할 수 있는 수식을 삼성서울병원과의 공동연구로 개발했다.
이 수식은 실제 교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김 교수는 "평균 7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더라도 어떤 날은 8시간을 자도 부족하고 다른 날은 4시간만 자도 충분하기도 한 것처럼 격차가 있다"며 "(수면 생체 주기 분석 등으로) 원하는 시간에 깨어 있을 수 있도록 수면 패턴을 추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학 모델을 통한 수면 등 일주기성 연구를 이어가는 김 교수는 수면장애 예측 인공지능(AI) 솔루션도 개발했다.
삼성병원, 이화여대병원과의 공동연구로 만들어진 이 솔루션은 9개의 질문으로 구성됐는데, 약 90%의 정확도로 수면 무호흡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합성 등을 검토 중이다.
김 교수는 "의학자와 생명과학자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수학이라는 언어로 번역해서 컴퓨터에 이해시키고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수학은 노트로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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