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다리 롱다리 유전인 건 알았는데"…어디서 결정하는지 딥러닝이 밝혔다
딥러닝으로 X선 사진·게놈 분석…골격 비율 만드는 유전 위치 145개 발견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인체 비율은 운동 능력이나 미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이족보행 같은 인류 고유 특징과도 연관이 있다.
인체 비율을 결정하는 골격 비율의 유전적 요인이 딥러닝을 통해 발견됐다.
2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인간 골격 형태의 유전적 구조와 진화'(The genetic architecture and evolution of the human skeletal form)라는 논문이 게재됐다.
연구진은 3만1221명의 전신 X선 사진의 데이터를 확보해 인간 골격 비율의 유전적 구조를 규명했다.
연구진은 X선에서 우선 어깨, 무릎, 발목 등 신체 각 지점 사이의 거리를 얻어내기 위해 딥 러닝 방식의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이렇게 얻어진 어깨너비, 상완과 전완 길이, 골반 너비, 무릎 각도 등의 데이터와 유전 정보를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그 결과 골격 비율을 결정하는 유전 위치가 145개 도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145개 중에는 기존 연구에서 알아낸 것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새로 발견된 것이다.
발견된 위치의 일부는 '인간 가속 영역'(HAR)과 겹쳤다. HAR은 다른 척추동물 전반에서는 비슷하지만 인간은 현저히 다른 유전 영역이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달리 팔보다 다리가 길어 직립·이족 보행에 유리하다. 인체 비율의 유전적 구조를 밝힌 이번 연구는 인간 진화 과정 연구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배기시 나라시만(Vagheesh Narasimhan) 미국 텍사스 대학교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족 보행을 가능하게 만든 골격 비율 진화의 첫 게놈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무릎, 허리 관절염과 같은 질환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 골격 특징을 확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골반 너비 대비 키 비율이 클 경우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커리스트 쿤(Eucharist Kun) 연구원은 "(관절염 등의) 질환은 평생에 걸쳐 관절이 받는 구조적 스트레스와 관련 있다"며 "골격 비율은 걸음걸이에서 앉는 방식까지 영향을 미쳐 이러한 질환 위험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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