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원장 연봉삭감' 갈등에 경찰 충돌…대치 3시간만에 마무리
이주 전체회의·통신소위 등 모두 취소…"보직 사퇴 여파"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직원들이 예산 삭감 여파로 1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3시간 가량 대치했다. 류 위원장은 경찰을 불러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에 따르면 방심위 직원들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부터 류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방송회관 19층 복도에 자리를 잡고 류 위원장의 연봉 삭감과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류 위원장 체제에서 불거진 정치 심의 논란 등을 근거로 방심위 예산 총 37억원을 삭감했다.
국회 과방위는 이때 류 위원장 등 고위직 4명의 연봉을 줄여 평직원 처우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본회의에서 의결된 예산안에는 부대의견이 빠졌고 류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방심위 예산을 지원하는 방통위는 6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를 받은 뒤 과방위의 부대의견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날도 노조 대표자들은 류 위원장을 만나 연봉 30% 삭감을 요청했으나, 류 위원장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금 10%를 반납하고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쯤 류 위원장이 집무실을 나서자 직원들은 류 위원장을 둘러싸고 이를 직접 설명하라고 요청했다. 류 위원장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집무실로 돌아가 경찰을 불렀다.
류 위원장은 오후 1시54분쯤에야 집무실을 나와 "노조 지부장과 사무국장한테 제 입장을 충분히 밝혔고, 더 이상 밝힐 게 없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직원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류 위원장에게 왜 연봉 삭감 30%가 안 되는지 설명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또 경찰들에게 류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하루빨리 수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이같은 노사 갈등은 방심위의 안건 심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방심위는 이번 주 개최 예정이던 전체회의 및 통신소위를 돌연 취소한 바 있다.
방심위 노조 측은 이와 관련 방심위 공식 설명처럼 '제주항공 참사 보도에 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주요 간부의 보직 사퇴 여파라고 주장했다. 보직 사퇴 뜻을 밝힌 팀장의 상당수는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7일 기준 보직 사퇴 인원은 실·국장 8명 중 7명, 지역사무소장 5명 전원, 팀장 27명 중 21명 등 33명에 달한다.
flyhighr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