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대화하는 AI 캐릭터…게임사의 AI 활용법

크래프톤·위메이드, 엔비디아와 협력…CPC 도입해 이용자와 소통
"생산성 극대화…새로운 이용자 경험·유형별 특화 기능 제공"

(크래프톤 홈페이지 인조이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게임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게임을 정교화하고 있다. 사전에 입력된 행동만 가능했던 캐릭터가 이용자와 대화하고, 행동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 기능을 선보이게 됐다.

1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259960)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한 AI 기술인 'CPC'(Co-Playable Character)를 최초 공개했다.

CPC는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인 '에이스'(ACE)로 구축한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캐릭터다.

기존 NPC(Non-Player Character)는 미리 입력한 명령대로만 움직였다면 CPC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한다. 인간 수준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전략에도 협력한다.

능동적인 CPC 구동이 가능한 것은 에이스 기술 덕분이다. 내재한 SLM은 AI 캐릭터가 인간과 비슷한 빈도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청각 다중 모달 SLM은 캐릭터가 음성 신호를 듣고 주변 환경을 인지하도록 기능한다.

크래프톤은 산하의 펍지(PUBG) 지식재산권(IP) 프랜차이즈와 현재 개발 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CPC 기술을 적용한 AI 캐릭터를 반영할 예정이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신(神)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변경하며 일상을 경험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거리를 걷거나 운전하는 등 일상을 구현한 게임 특성상 CPC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상호작용할 전망이다.

(위메이드넥스트 제공)

AI 모델을 훈련해 게임 내 캐릭터 기능을 강화한 사례도 있다. 위메이드(112040) 종속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엔비디아와 함께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 캐릭터를 개발한다.

미르5는 위메이드의 핵심 IP '미르의 전설2'를 기반으로 한 PC 오픈월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현재 위메이드넥스트가 개발 중으로, 지난해 6월부터 엔비디아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위메이드넥스트는 머신 러닝(기계 학습)과 SLM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튜닝(Fine-tuning)해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개발 중이다. 파인튜닝은 AI 모델을 특정 목적에 맞게 재훈련해 성능을 향상하는 작업이다. 원하는 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아스테리온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한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인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게임사의 AI 도입을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분석한다. 사람이 오랜 시간 수작업으로 모델링·매핑하던 것을 짧은 시간에 다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의 AI 도입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비용 문제로 업계 내부에서 반발이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이용자에게 새로운 게임 방식을 제공하고, 게임 유형별로 특화된 기능을 쉽게 살릴 수 있도록 AI 도입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