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정화 작업, 이제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한다[미래on]
해양 청소 로봇, 기존 인력 중심 해양 정화 작업의 한계 극복
수거 중 해양 생물이 다치지 않도록 정교한 기술 설계 필요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해양 오염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플라스틱 쓰레기와 수질 악화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결국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해양 오염이 심각해지자 전 세계가 바다 정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유엔(UN)은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해양 관리 계획을 담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고,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은 '로봇'이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다 깊은 곳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로봇은 기존 인력 중심 해양 정화 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정밀하고 지속적인 정화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비영리 단체인 오션클린업(Ocean Cleanup)은 해양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두 가지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는 '인터셉터'(Interceptor) 로봇이고, 다른 하나는 태평양 쓰레기 섬에서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시스템(System) 002'다.
오션클린업의 System 002는 처음 수거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206톤 이상의 해양 폐기물을 수거했다. 오션클린업은 2040년까지 태평양 쓰레기 지대의 90%를 없애겠다는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 란 머린 테크놀로지(RanMarine Technology)에서 개발한 자율 로봇 '웨이스트샤크'(WasteShark)는 수면 위에서 쓰레기와 오염 물질을 수집한다. 수거된 폐기물은 로봇이 항구나 강으로 되돌아와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에서 개발된 인공지능(AI) 기반 수상 로봇인 'ClearBot'은 AI 기술로 쓰레기를 인식하고 수거하며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작동한다.
로봇은 단순히 쓰레기를 제거하는 일을 넘어 해양 생태계 회복을 위한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양 깊은 곳에서도 작동하는 로봇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쓰레기 수거 과정에서 해양 생물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정교한 기술 설계도 필요하다. 수거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뉴스톤이라 불리는 해양 생물들이 포획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는 해양 생태계 균형을 해칠 우려가 있다.
로봇이 수거한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쓰레기를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재활용하거나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만 해양 정화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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