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본법, 본회의 통과…"AI 학습 데이터 공개 논의 시작"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인공지능(AI)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대통령 공포 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내년부터 'AI 학습 데이터 공개'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64명 중 찬성 260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AI 기본법'이 통과됐다.

AI 기본법은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공포하는 시점으로부터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법을 공포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지마저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치적 상황은 법 시행에 변수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기본법의 지연은 산업 발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 기본법에는 고영향 인공지능 관련 규제 내용도 담았지만, 기술 개발 지원 등 진흥책이 핵심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인공지능 성숙도 매트릭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기술 성숙도와 잠재력은 세계 6위로 1군이 아닌 2군으로 분류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 각국이 뛰어든 AI 경쟁에서 실기해서는 안 된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상황에서도 국회는 민생과 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입법과제 통과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예 기간 동안 각 부처는 법의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세부 시행령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AI 학습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성형 AI 개발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 목록 공개'를 추가 조항으로 요청했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과 소유권에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규제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신문협회를 포함한 5개 언론단체는 국회와 정부에 AI 사업자가 학습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제화할 것을 촉구했다. 학습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 저작권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유럽연합(EU)의 'AI 법'은 학습데이터의 저작권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시장에 출시되는 범용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저작물의 상세내용을 대중에 공개하고 향후 저작권자들이 권리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도 지난 4월 '학습데이터 공개에 관한 법안'이 발의됐다. 생성형 AI 시스템 구축에 사용된 저작물을 저작권청장에게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저작권자는 AI 학습에 저작물이 사용되었는지 명확히 알 수 있고, 불법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