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AI'…진짜 똑똑해지기 시작한 스마트폰

[연말결산 IT]④S24 흥행, AI 폰 선점…애플은 챗GPT 연동
내년에는 '스마트 알림'으로 개인화 기능 강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개막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통화뿐 아니라 촬영, 금융, 콘텐츠 소비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올해 진짜 똑똑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인공지능(AI) 기능이 스마트폰에 도입됐다.

AI 스마트폰 시대를 시작한 것은 2023년 10월 발매된 '구글 픽셀 8 프로'였지만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열어낸 것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S24 시리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집계한 갤럭시 S24 시리즈 초기 3주간 판매량 데이터에 따르면 S23 대비 글로벌 기준 8% 성장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22%, 서유럽에서는 28% 판매량이 늘었다.

2024년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는 실시간 통화 통역, 음성 전사, 문자 메시지 작성 지원 등을 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기 자체 AI 기능으로 제공한다.

이렇게 기기에서 구동되는 방식을 '온디바이스 AI'라고 한다. 애플의 AI 브랜드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와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보호가 중요한 통화, 녹취 등은 온디바이스 방식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는 AI 기능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6조 6060억 원 절반 이상인 3조 5100억 원이 모바일 부문에서 나왔는데 갤럭시 S24 흥행 영향이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4분기 애플에 내줬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올해 1분기에 다시 탈환했다.

애플의 반격은 6월부터 본격화됐다. 애플은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AI 기능을 집약한 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테스트를 가을부터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로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이 가능해졌다. 이는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후 17년 만이다. 다만 통화 녹음 기능을 작동하면 상대방에게 녹음 고지가 전해진다.

AI 경쟁에 나서는 애플의 히든 카드는 챗GPT다. 보안을 이유로 폐쇄적 생태계를 고수해온 애플은 AI에서는 오픈AI에 문호를 개방했다. 애플 자체적으로도 AI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자사 음성 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통합해 서비스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의 AI 기능은 통화, 번역, 문서 작성 지원 등 언어 분야뿐 아니라 카메라를 활용한 검색 및 거대언어모델(LLM) 연결, AI 사진 편집, 음성 처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2025년에는 개인별 상황에 맞는 알림 제공하는 기능 도입을 시작으로 AI 스마트폰의 '개인 비서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인화 알림 서비스 '나우 바'를 테스트 중이고 애플도 중요한 알림을 요약해주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

시장 조사업체 딜로이트는 "2025년에는 생성형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출하량이 30%를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소비자가 고급 AI 기능이 장착된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함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