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 세금 회피…'구글아시아퍼시픽' 매출 이전 창구 지목

[빅테크 조세회피 전쟁]①구글·애플 등 다국적 기업 편법 여전
한국서 돈 벌어 세금은 엄한 곳에…네이버 등 형평성 문제 심각

Google for Korea 2023.9.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구글이 한국에서 거둔 막대한 수익 대비 턱없이 적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아시아퍼시픽'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앱스토어·인앱결제 수수료·광고·유튜브 구독료 등으로 국내에서 거둔 2023년 추정 매출은 약 12조 1350억 원, 이에 따른 추정 법인세는 5000억~6000억 원이다.

그러나 구글코리아가 신고한 지난해 매출은 추정 매출의 3% 수준인 3653억 원에 불과했고 납부한 법인세도 155억 원에 그쳤다.

구글이 구글플레이 등의 서비스 주체가 아시아 지역 본부인 구글아시아퍼시픽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매출(인앱결제 수수료·유튜브 광고 수익·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등)을 이전하고 있어서다.

구글의 한국법인 구글코리아는 △광고 재판매 △연구·개발 용역 △마케팅 용역지원 등 일부 항목만 매출로 인식해 공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전경. 2019.5.16. ⓒ 로이터=뉴스1 ⓒ News1

이 때문에 구글이 구글아시아퍼시픽 법인 소재지인 싱가포르 법인세율(17%)이 한국(24%·지방소득세 포함시 26.4%·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기준)보다 낮다는 점을 활용해 세금 부담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여기에 각종 세금 감면 인센티브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같은 지적은 사업모델이 비슷한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과의 조세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9조 6700억 원으로 구글 추산 한국 매출보다 낮았음에도 법인세는 32배에 달하는 4963억 원을 납부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참석해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올해 10월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세금 회피 전략,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 망 무임승차 등 여러 사안에 무성의한 답변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방위 위원들의 맹공에도 김 사장은 광고재판매 외 핵심사업(앱스토어·인앱결제 등)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사장은 "구글코리아는 광고 재판매 사업 위주"라며 "한국 내 사업으로 발생한 매출을 성실히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인앱결제 매출 등을 집계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마켓 사업은 계약 주체가 구글코리아가 아니다"라며 "실제로 서버와 운영 인력 등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전략을 막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20과 140여 개국(포괄적 이행체계·IF)이 마련한 '디지털세'(필라1·필라2) 제도도 미국이 반대하면서 답보 상태다.

디지털세는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영업이익률 10% 이상 다국적 기업이 대상이다. 당초 2024년 도입 예정이었지만 다국적 기업의 반대 등으로 두 차례 유예됐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