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독점 향하는 오픈AI…'비영리 신념' 잊었나[손엄지의 IT살롱]

매일 새로운 기능 공개하는 '12일간의 오픈AI'…10배 비싼 구독모델 공개
오픈AI 수익화 행보에 우려…"AI 윤리와 수익 추구 균형 찾아야"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 2023.11.06 ⓒ AFP=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오픈AI는 5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12일 동안 매일 새로운 기능, 제품, 데모를 공개하는 '12일간의 오픈AI'(12days of openAI)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날에는 월 200달러(약 28만 원) 구독 서비스 '챗GPT 프로'를 공개했다. AI 추론 능력이 대폭 강화된 'o1(오원) 프로', 최신 언어모델인 'GPT-4o(포오)'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모델이다.

9일에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생성하는 '소라AI'(soraAI)를 공개했고, 10일에는 코딩 작업을 시각적으로 구성하고 협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캔버스'(Canvas)를 선보였다.

11일에는 오픈AI의 기술을 여러 애플 기기에 연동했고, 12일은 업그레이드된 고급 음성모드를 공개했다. 사람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챗GPT에 '눈'이 생긴 것이다.

20일까지 발표는 계속된다. 일각에서는 GPT-4보다 더 정교한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춘 GPT-5가 공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미지 생성 기술인 달리(DALL-E)의 추가적인 기능도 공개될 수 있다.

오픈AI는 기술적 선두를 굳혀가면서 본격적인 수익화 행보에 나섰다.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구독 모델은 기존 '챗GPT 플러스'보다 10배 비싸다. 오픈AI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오픈AI는 구독 등급에 따라 서비스 차등을 강화하고 있다. 더 정확한 답변을 하는 챗GPT와 더 좋은 화질의 AI 영상이 필요하다면 돈을 내야 한다. 이제 무료 AI 서비스만 이용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계속되는 오픈AI의 수익화 행보에 우려도 나온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AI 기술 독점이 강화될 수 있어서다.

오픈AI의 초기 설립 목표는 '공익을 위한 안전한 AI 연구'다. 사명에 들어간 '오픈' 역시 모두에게 동등하게 기술을 공개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비영리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면서 오픈AI는 영리성을 강화해왔다. 지금은 영리와 비영리조직을 나눈 독특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오픈AI의 영리화는 견제해야 할 문제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가 3억 명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내년 목표는 10억 명이다. 전 세계 인구 100명 중 12명이 챗GPT를 사용하게 된다면 기술 종속이 갈수록 심해질 수 있다.

챗GPT는 올해만 네 차례 장애를 겪으며 불안정한 운영을 보여줬다. AI 기술은 속도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익화에 몰두하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오픈AI는 AI 윤리와 수익 추구 그 사이의 균형을 찾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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