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AI 수출하는 한국 기업…"인프라·서비스 모두 현지화"

[다이버시티 AI]④사우디 협력 네이버 "데이터 주권 존중"
"현지 사용환경 맞는 서비스 고민…수요 기업과 지속 소통해야"

편집자주 ...문명 태동과 비슷하다. 미·중이 AI 주도권을 놓고 패권을 다투고 있으나 곳곳에서는 다양성(다이버시티)이 꿈틀댄다. 지역·문화·관습이 녹은 독자 AI 구축에 속도가 나며 인공지능 생태계 역시 여러 방향을 겨냥한다. 좁게는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길이고 넓게는 다양성이 축적되는 과정이다. 주류가 존재하지만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 생존 범위를 확대한 문명 혹은 생물 진화와 닮았다. 정체성 보존의 가지들이 생태계 선순환을 보장하는 현상. 다이버시티 AI다.

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를 방문한 파이살 빈 아야프(Faisal bin Ayyaf) 리야드 시장 일행을 채선주 네이버 ESG 대외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맞이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2024.10.9/뉴스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모든 문화권에서 각자의 생활상, 산업구조에 맞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디지털 전환(DX)이 뒤쳐지는 신흥국으로선 어려운 일이다. 동남아시아·중남미·중동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국가는 현재로선 영어 중심 데이터, 해외 데이터센터에 기반한 AI 설루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 생산성 증대, 행정 효율화 등 사회 전반의 혁신을 AI가 주도하게 되면서, 이들에게도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외산 AI 설루션을 자국 실정에 맞게 고쳐 쓰는 데 한계가 있다. 챗GPT 답변은 중동의 다양한 방언이나 민감한 종교·지정학적 배경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장차 국가 핵심 서비스를 소수 빅테크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정부·기업과 손잡고 데이터·인프라 등 '밑단'부터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도전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업하는 네이버(035420)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 등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설루션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현지 보안요건 충족 등에 협력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주권을 존중하고자 현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학습 데이터 구축용 플랫폼·시스템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도 중동향 AI 사업을 목적으로 메가존클라우드, 업스테이지(486550),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기업과 최근 사우디 석유회사 아람코를 방문했다. 특히 메가존클라우드는 아람코와 AI 클라우드 연구·운용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개발된 설루션의 현지화도 필수적이다. 예컨대 동남아는 모바일 중심으로 DX가 이뤄진 등 지역별 사용자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모델 외국어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말고, 이를 어떻게 산업적으로 풀어낼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것이 서비스 현지화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사우디 NHC 등 앞단에서 서비스를 수행할 기업과 소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색·쇼핑·지도 등 핵심 서비스에 AI를 적용한 노하우가 현지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신흥국에겐 한국 기업 역시 외산기업이란 지적엔 "원천 기술 및 인프라부터 협력해 해당 지역에 적합한 AI를 운영할 수 있다면 서로 윈윈하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되려고 한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