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숏폼 서비스 뛰어드는 토종 OTT
티빙 5일 숏폼 서비스 론칭…왓챠는 9월 '숏챠' 출시
제작비 절감·젊은 세대 유입 효과 기대, 확장성은 물음표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숏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숏폼 위주의 콘텐츠 소비문화에 발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8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8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 애플리케이션(앱)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52시간 2분이다. 이는 OTT 앱 사용 시간(7시간 17분)보다 7배 이상 길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 주를 이루는 숏폼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국내 틱톡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767분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인 424분을 웃돈다.
이같은 추세에 국내 OTT 업체들은 잇따라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티빙은 이달 5일 모바일 앱에 '쇼츠' 탭을 추가했다. 탭을 누르면 세로 화면으로 숏폼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스포츠·예능 등 기존 콘텐츠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숏폼으로 제공한다. 이를 시청하다 '본편 시청' 버튼을 누르면 해당 콘텐츠 원본을 볼 수 있다. 유튜브 쇼츠 시청 화면 아래쪽에 동영상 원본 링크가 표시되는 것과 유사하다.
티빙 관계자는 "이용자가 하이라이트 숏폼 영상을 둘러보며 취향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큐레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플랫폼 안에서 본편을 바로 감상할 수 있어 재방문 고객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내년 중으로는 숏폼 드라마와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출시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와 협업도 구상 중이다.
왓챠는 올해 9월 숏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선보였다. 숏드라마는 세로 형태로 제작된 1회당 1분 내외의 짧은 포맷 콘텐츠다.
왓챠는 숏챠 오리지널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픈 키스'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일본·미국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OTT 숏폼 콘텐츠의 기대 효과로는 '젊은 세대 공략 효과'와 '제작비 절감'이 있다.
한국방송학회 부회장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숏폼 콘텐츠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소구력이 있다"며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OTT에 숏폼을 탑재한다면 롱폼을 따분해하는 이들 세대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OTT들이 자체 제작물을 제작하려면 굉장히 돈이 많이 든다"며 "제작비가 영상 길이에 꼭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투자액이 적은 숏폼을 잘 제작하면 좋은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OTT 숏폼 플랫폼의 확장성은 의문이다. 숏챠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9월 7328명, 10월 1만 3969명, 11월 1만 2817명이다. 9월 출시 이후 이용자 수가 늘었다 다시 줄어든 모양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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