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놀란 디지털 피난민… 스타링크에 쏠리는 관심

위성 통신 기반으로 전쟁·재해 지역에도 통신 인프라 제공
내년 초 도입 가시화…계엄령·북한 도발 등 상황에 활용 가능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발리 섬 덴파사르의 공항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05.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전국을 뒤흔든 비상 계엄령 사태는 '디지털 피난민' 행렬을 만들었다.

계엄령이 선포되자 통신이 차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텔레그램 이용자가 늘어나고 VPN(가상사설망) 다운로드가 늘었다. 통신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에도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계엄이 해제되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시선은 '통신 보안'으로 향했다. 내년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인공위성 통신 서비스다. 수천 개의 저궤도 위성을 배치해 고대역폭을 제공한다.

지상 기지국이 아닌 저궤도 위성을 이용하기에 물리적 통신 차단 우려가 없다. 단말기만 있으면 별도 지상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과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상 네트워크가 불안정하거나 전쟁·재해가 일어난 지역에 긴급 통신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활발히 활용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로 통신망을 구축하고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 스타링크를 활용해 드론으로 세바스토폴항의 러시아 흑해함대 크림사령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렇듯 전시에도 통신망을 제공하는 스타링크는 내년 초 국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10월 행정예고를 통해 무선 설비 기준을 일부 개정했다.

행정예고 기간 60일이 지나면 과기정통부는 스타링크 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을 승인한다. 이후 법제처 심사 등 절차를 거치면 내년 1~2월부터 국내에서 스타링크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스타링크는 비상 계엄령이나 북한 도발과 같은 국내 비상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타링크는 단말기만 있으면 국내 통신망 거치지 않고 인터넷이나 통화를 할 수 있어 비상 통신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통신망이 차단되거나 특정 사이트가 접속 차단되는 경우에도 통신할 수 있으니 비상 계엄령과 같은 정치적 상황에서도 통신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다만 높은 비용과 날씨 영향 등으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50Mbps 속도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요금제 월 이용료는 약 14만 원이다. 500Mbps 요금제의 월 이용료는 약 65만 원이다. 초기 설치 비용은 65만 원가량이다.

또한 구름이 많거나 폭설이 내리는 등 악천후 상황에서는 위성 통신에 필요한 신호가 차단될 수 있다. 이는 위성 통신망에 기반하는 스타링크 통신을 막는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