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가짜뉴스는 분노 타고 퍼져"…"집단 소속감에 공유"
소셜미디어 게시물 100만 개 이상 분노·공유 정도 분석
"분노에 오염된 알고리즘이 가짜뉴스 퍼트릴 수 있어"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가짜 뉴스(허위 정보)를 담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분노를 매개로 퍼진다는 점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만 분노에 눈이 멀어 부정확한 게시물을 믿고 퍼트린다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거나 집단 내 소속감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분노를 악용해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잘못된 정보'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프린스턴, 노스웨스턴, 예일 대학교의 심리·정보기술 정책·법학·경영학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100만 개 이상의 페이스북 공유 링크와 4만 개 이상의 트위터 게시물(현 X)을 허위 정보와 믿을만한 정보, 분노 반응 등을 기준으로 나누고 퍼지는 정도를 분석했다.
각 게시물은 공유된 정보 출처 홈페이지의 품질 평가, 팩트체크 결과, 기존 신뢰성을 평가한 여러 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됐다. 예를 들어 이번 연구 데이터에는 미국에 갈등을 유발하려고 허위 정보를 퍼트린다고 알려진 러시아 조직이 만든 콘텐츠도 포함됐다.
페이스북 게시물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화나요' 반응으로 분노 정도가 측정됐다. 트위터는 이전 유사 주제 연구에서 개발된 '디지털 분노 분류'(DOC) 프로그램으로 분노 유발 게시물을 가려냈다.
분석 결과, 가짜 뉴스에서는 믿을 만한 정보보다 많은 분노 반응이 나타났다.
아울러 분노 유발 게시물은 보통 게시물보다 더 잘 퍼졌다. 특히 분노 유발 게시물은 내용을 읽지 않았지만 공유된 비율이 더 높았다. 분노로 더 퍼지는 정도는 가짜뉴스와 아닌 게시물이 큰 차이 없었다.
연구팀은 데이터로 도출한 것을 보충하는 행동 실험도 진행했다. 연구팀은 사전에 진실과 거짓이 이미 판별된 뉴스 헤드라인을 분노 유발 정도에 따라 나눴다. 그리고 1475명의 실험자 참여자에게 헤드라인을 보여주고 정보 정확도 평가와 공유 의향을 물었다.
실험 결과 데이터 분석 때와 마찬가지로 분노 유발이 높을수록 공유할 의향도 늘어났다.
다만 게시물의 분노 유발 정도와 믿을 만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하는 것은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잠재적 평판 훼손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치적·도덕적 입장을 보이려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한다는 다른 최신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라며 "(소셜미디어에서의) 분노 표출로 사이버 집단 내 충성심, 동질감이나 도덕적 입장을 보여준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분노는 반응 증가와 연관되기 때문에 플랫폼의 알고리즘 증폭으로 인해 더 멀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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