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실명 황반변성, 안구 주사 대체하는 점안액 치료물질 개발
단백질에 붙어 염증 신호전달 억제하는 펩타이드 기반
동물실험으로 효과 확인…"글로벌 임상시험 추진"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65세 이상 노인의 가장 흔한 실명 원인인 황반변성은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감소하고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질환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2종의 주사제가 치료법인데 안구 주사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환자 고충이 컸다.
국내 연구진은 대안으로서 점안액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2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원내 천연물신약사업단 서문형 박사팀은 새로운 건성 황반변성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건성 황반변성은 안구 후방 망막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점안 투여로는 치료 물질 전달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황반변성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톨유사수용체(TLR) 염증 신호에 주목했다.
이들은 TLR 신호전달 단백질과 구조가 유사한 수만 개 단백질로부터 아미노산 사슬(펩타이드) 서열을 분석해 19만 개 이상의 펩타이드 약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후 신호전달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펩타이드를 탐색, 최종적으로 TLR 신호전달 단백질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후보 펩타이드를 발굴했다.
발굴된 펩타이드를 건성 황반변성이 유도된 쥐의 눈에 점안 투여하자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펩타이드가 처리된 쥐 그룹은 정상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망막 세포가 보호됐을 뿐만 아니라 망막 변형도 현저히 감소했다.
펩타이드 기반 새로운 점안제가 기존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반복적인 침습적 치료로 인한 부작용과 비용 등 환자 부담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안과 질환의 치료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
서문형 KIST 박사는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시험 추진을 목표로 국내외 제약사와 협력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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