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갑…"망이용료 제값받기 어렵다" 호소
"미국 망 접속료 낸 것과 한국 망에 직접 연결한 건 다른 문제"
"기간통신사업자에만 과도 규제…제도 개선해 시장실패 막아야"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구글의 유튜브 트래픽을 전송해주고 있지만 망 이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이유는 협상력 차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구글과 연결을 끊으면 유튜브 화질 저하에 따른 이용자 이탈 심화가 예상되는데 구글과 비교해 ISP 사업자 타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CP)는 국내 ISP에 망 이용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다. 국내 ISP에 망 이용료를 지불하냐는 질문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미국에서 '망 접속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망 이용료를 또 낼 필요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발언한 망 접속료는 한국 ISP 사업자들이 받아야 할 망 이용료와는 다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터넷이란 건 말단에 있는 모든 주체를 연결해야 하므로 하나의 ISP가 연결을 끊어도 우회를 통해 트래픽이 전달되는 구조다. 최초로 망을 접속할 때 망 접속료를 냈다면 이런 우회 트래픽에는 별도 대가를 물리지 않는다는 게 인터넷의 원칙이다.
다만 구글, 넷플릭스 등 CP는 한국에 동영상 스트리밍을 서비스할 때 우회 전송이 아닌 해저 케이블이나 캐시서버를 설치 후 국내 ISP 망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우회를 거치면 대용량의 동영상 콘텐츠가 열화되기 때문이다.
한국 ISP 망에서 최초 접속이 일어났단 의미이므로 미국에 망 접속료를 낸 것으로 대가 지불을 완료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CP도 인프라 관점에선 일반 이용자와 똑같은 '망 사용자'기 때문에 최초 접속에 따른 대가(망 이용료)를 정상적으로 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문제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망 이용 계약이 자율 협상의 영역이라 청구가 쉽지 않단 점이다. 김영섭 KT(030200) 대표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협상력의 차이를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 무임승차가 부당하다고 느껴져 글로벌 CP와 연결을 끊으면 열화된 품질의 동영상이 소비자에 전달된다"며 "국내 ISP는 이로 인한 이용자 이탈을 감수해야 하지만 구글 입장에선 그 정도 트래픽 이탈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이 글로벌 CP, 플랫폼 등 부가통신사업자가 가진 시장 지배력을 고려하지 못해 '시장 실패'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ISP는 망 인프라 투자 등 재원을 잃게 되는데, 장기적으론 서비스 질이 떨어지거나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자율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 이용계약 공정화법)을 최근 발의해 이런 상황을 막고자 한다. 망 이용계약을 당사자 간 자율로 맡기되,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시 사후 규제한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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