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통합요금제' 출시에 긴장하는 알뜰폰 업계

성장세 꺾였는데 '중저가 요금제' 수요 이탈 우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기정통부-통신사 CEO 간담회에 앞서 통신3사 CEO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유 장관,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2024.11.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내년 5세대(5G)와 4세대(LTE) 구분을 없앤 통합요금제를 선보인다. 통합요금제는 세대별 기술 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 용량, 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상품이다.

이런 결정은 이통사가 5G 요금제 가격을 내리면서 속도가 더 느린 LTE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비싸진 현상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큰데, 원래 통합요금제는 가계 통신비 안정화에 도움을 줄 정책으로 언급되던 카드다. 일각에서는 통합요금제 출시로 알뜰폰 사업자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알뜰폰 사업자는 통합요금제가 알뜰폰 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알뜰폰 사업자는 저렴한 LTE 요금제를 주력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하지만 이통 3사가 고객 선호도가 높은 통합요금제를 내놓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요금제를 출시하면 그간 알뜰폰으로 분산되던 '중저가 요금제' 수요가 이통사로 다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저가 요금제 시장을 알뜰폰이 선도하게 둬야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정부가 중저가 요금제 운용을 알뜰폰 사업자에 맡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통 3사가 정부 요청에 따라 5G 저가 요금제 등을 선보이면서 알뜰폰 시장은 주춤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0%대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알뜰폰의 경쟁력이 줄어들면 망 도매대가(망 대여료) 협상력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 3사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요금을 지불한다. 이를 망 도매대가라고 부른다.

그간 정부가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이통사와 도매대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관련법이 개정돼 내년부터는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미 망 사용료를 많이 내고 있는데, 통합요금제 출시로 알뜰폰 이용자마저 줄어들면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내년 4월이면 도매대가 협상을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해야 하는데 과연 '을'의 입장에서 도매대가를 더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