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에게 자유를"…VR기기 쓰고 메스 잡아보니 [토요리뷰]

라온메타 '동물 부검 실습'…단계별 안내 따라 손쉽게
섬세한 조작으로 정확한 학습 …"실제 감각 대체는 어려워"

라온시큐어 본사에서 VR기기 메타 퀘스트3을 쓰고 라온메타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체험하는 모습./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라온시큐어(042510) 자회사 라온메타가 만든 메타버스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는 메스를 잡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부검 과정을 익히도록 돕는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장기를 확인할 수 있는 등 학습 효과도 뛰어났다.

이달 15일 라온시큐어 본사를 찾아 실습 콘텐츠를 체험해 봤다. 가상 실험용 쥐를 활용하는 콘텐츠를 통해 부검 준비부터 사체 처리까지 전 과정을 학습할 수 있다.

메타의 VR 기기 '메타 퀘스트3'을 착용하면 배를 내놓고 누워 있는 가상의 실습용 쥐와 마주하게 된다. 옆에는 수술용 가위와 집게, 주사기 등이 보였다.

콘텐츠는 단계별로 학습자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한다. 절개 부위 등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특히 학습 정확도를 높이는 섬세한 상호작용이 인상적이었다.

절개 부위에 너무 깊게 가위를 가져다 대면 진행이 되지 않는 식이다. 진행을 돕던 라온메타 관계자는 "학습자가 피부층만을 절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온메타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VR기기 메타 퀘스트3에서 구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주삿바늘 삽입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워 번번이 채혈에 실패하기도 했다. 손이 조금씩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프로그램이 이를 민감하게 인식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실습은 콩팥, 허파, 심장 등의 장기를 꺼내는 걸로 마무리됐다.

'모든 실험동물의 희생을 기린다'는 내용의 종료 문구처럼 이 콘텐츠는 실험동물의 불필요한 희생을 줄인다. 또 사체 폐기물 처리에 따른 비용과 환경오염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VR 기기 컨트롤러의 조작감이 실제 의료용 가위나 메스를 사용할 때와 다른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의료 기구를 본뜬 컨트롤러가 나오면 실습 만족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