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전력원 될 우주원자력…"글로벌 우주개발 참여 티켓"

"우주원자력, 태양광 발전 대비 작동 신뢰성 높고 연료집약적"
원자력연, 소형 히트파이프 원자로 연구…"국내 SMR 기술 응용"

이달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분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서 '선진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부' 소속 김찬수 박사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우주 원자력 발전 연구 현황을 공유했다./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경주=뉴스1) 윤주영 기자 = 장기 우주임무 필수 기술로 우주 환경에서의 원자력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적은 질량의 연료로도 방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데다 태양광 발전처럼 먼지, 일조시간 등에 영향받을 일도 적다.

우리나라 역시 향후 달 탐사기지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우주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분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서 만난 '선진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부' 소속 김찬수 박사도 이를 공유했다.

그는 "우주에 화학 연료는 많이 가져가면 다른 임무에 필요한 (탑재체 등) 질량을 잡아먹는 데다 가용시간에서도 한계가 있다"며 "태양광 발전 역시 밤이 14일 지속되는 달, 모래폭풍이 빈번한 화성 등 극한 환경에서는 운용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장기 우주임무를 계획 중인 주요국은 대안으로 우주 원자력에 주목한다. 우주 원자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문 투 마스' 계획에도 담겨 있다. 달을 전초기지 삼아 화성 탐사에 나서는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역시 2040년대에 달 기지 건설에 참여할 계획이다. NASA 구상처럼 달 기지 건설의 핵심인 우주 원자력 기술 육성·확보가 필요하다. 이 기술을 선점하면 선진 국가들의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쉬워진다.

김 박사에 따르면 크게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시스템(RPS), 핵분열 발전시스템(FPS)이 연구되는 중이다.

RPS는 방사성동위원소가 안정된 원소로 변해가는 과정(붕괴)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에너지(열)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충전·교체 등 관리가 필요 없고 수십년간 극한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인프라 전력으로 쓰기엔 부적합하고 주로 kWe급 이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미세전자기계 시스템, 통신장비, 드론·로버 등에 쓰일 수 있다.

FPS는 일종의 '마이크로 원자로(리액터)'인데 작게는 쓰레기통만 한 크기다. 물을 쓰는 경수로 원전과 달리 액체 금속이나 방열(히트) 파이프로 냉각 시스템을 꾸리는데, 이는 우주가 극한의 저온 환경이기 때문이다.

FPS 중 히트 파이프 원자로는 높은 작동 신뢰성과 저렴한 개발비 덕에 달 기지 전력원으로 검토되고 있다. 전기 계통 없이도 열 순환이 가능한 단순한 구조인 데다 3m 정도 크기여서 수송·관리도 용이하다.

원자력연 역시 2019년 착수된 '원자력융복합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관련 설계를 연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굽힙가공을 적용한 소듐히트파이프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턴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에 참여해 한국기계연구원의 스털링 엔진과 원자로 모의 시스템을 연계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김 박사는 "FPS 방식은 이미 대부분의 기반 기술이 개발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개발될 국내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 요소도 FPS의 핵연료 및 노심구조물 구현에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