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 마찰 커질라"…플랫폼법 추진 신중론[트럼프 당선]
트럼프 '자국 우선주의'…구글·애플 규제 플랫폼법 마찰 우려
플랫폼 규제는 국내에도 악영향…"규제보다 경쟁해야 혁신"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강경한 통상정책부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추진 중인 플랫폼 기업 규제가 한미 경제 충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정치권에서 준비 중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는 물론 구글과 애플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 IT업계를 대변하는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 기업 규제 법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기업 규제를 이유로 한국에 강력한 무역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 하기도 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반경쟁행위를 규제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장 내에서 영향력이 큰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고 규제하는 '사전지정제'를 포함한 온라인플랫폼독점규제법(온플법)을 발의했다.
정부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법 위반 플랫폼기업이 사후추정제 규율 대상에 해당하면 임시중지명령과 최대 관련 매출액의 8%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안과 야당 안은 각각 현행법 개정과 제정, 사후추정제와 사전지정제 등 결이 다르지만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임은 분명하다.
플랫폼 기업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자 미국에서도 한미 간 통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서던캘리포니아대의 대니얼 소콜 교수는 "한국이 유럽의 규제를 그대로 도입할 경우, 충격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맞물려 양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결국 양국 간 긴장감이 디지털 및 IT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플랫폼 규제가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봉의 서울대학교 교수는 "플랫폼 사전 규제 등은 경쟁 촉진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흐름"이라면서 "규제 대상 플랫폼은 혁신 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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