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고의성 단정 안 내린 중징계 "겸허히 수용"(종합)

검찰 압수수색 압박에 금융위 제시자료 맞서지 않기로
'고의성 여부' 검찰이첩…카카오 "국민 눈높이 맞는 혁신 노력"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전경(카카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424700)가 금융당국의 '매출 부풀리기' 혐의 관련 중징계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검찰이 '택시 호출(콜) 몰아주기'와 '콜 차단' 의혹과 관련 카카오모빌리티와 모회사인 카카오 본사를 이틀 연속 압수수색해 압박에 나서고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자료 등 더는 맞서기 힘들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쟁점이었던 '고의성 여부'와 관련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회사도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6일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금융당국 결정을 존중하며 이를 무거운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회계 기준 변경은 올해 3월 이미 진행한 만큼 회계 정보 이용자들의 혼선과 불확실성은 사라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증선위는 '제19차 회의'를 열고 재무제표의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한 카카오모빌리티에 "직무상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한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있다"며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회사(34억6000만 원)를 비롯해 류긍선 대표이사(3억4000만 원), 전(前) 재무담당임원(3억4000만 원) 등에게 과징금 총 41억4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증선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분식회계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IPO를 앞두고 매출이 외형상 커지더라도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결론냈다. 매출 규모 외에도 수익성, 성장성 등 다양한 판단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증선위에 회계처리 위반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없었다고 강조해 왔다.

감사법인이었던 대형 회계법인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택했던 총액법이 회계 정보 이용자에게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이점을 들어 해명한 점도 증선위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의성 여부는 향후 수사 등 사법절차로 사실관계가 추가로 밝혀질 경우 추후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증선위 심의자료를 수사참고 목적의 '업무정보 송부' 형태로 검찰 이첩하기로 했다.

이후 회계처리기준 위반 고의성 등이 밝혀지면 직권 재심의해 추가 조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계획이다.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2023.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과징금 34억6000만 원) 류긍선 대표(3억 4000만 원)와 전(前) 재무담당임원(3억 4000만 원) 에게 각각 부과된 과징금과 감사인 지정 2년, 전 재무담당임원 해임(면직)권고 등도 모두 받아들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비용을 모두 반영해 표시하는 '총액법'을 채택했지만, 금융감독원은 순액법에 따라 운임의 3~5%만 매출로 집계했어야 한다고 봤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