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유 검열 vs 혐오표현 방치"…젠더갈등 딜레마 네이버웹툰

상대 성별 혐오정서 콘텐츠업계 파고들어…'퐁퐁남' 폭발
성별갈등 최전선 뭘 해도 비난…사회적 해법 모색 필요

네이버웹툰 이세계 퐁퐁남 표지 사진(네이버웹툰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네이버웹툰이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웹툰을 자체 공모전 1차에 통과시켰다가 성별 갈등 최전선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의 상대 성별을 향한 혐오 정서가 온라인을 넘어 게임·웹툰 등 콘텐츠 업계로 파고들고 있다. 최근엔 '퐁퐁남' 단어를 매개로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이를 자의적으로 차단·삭제(필터링)하면 남성 측으로부터 차별적으로 검열한다는 비난을, 차단하지 않으면 여성 측으로부터 혐오 표현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형국이다.

네이버웹툰 모바일앱 10대 이하(위) 20대(아래) 여성 일간 활성화 이용자 수(2024년 6월1일~2024년 10월20일·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24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20대 이하 여성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이달 5일 159만 7626명에서 20일 133만 6645명으로 2주 만에 16.34%(26만 981명) 급감했다.

네이버웹툰 모바일앱 30대(위) 40대(아래) 여성 일간 활성화 이용자 수(2024년 6월1일~2024년 10월20일·모바일 인덱스 갈무리)

반면 30대 이상 여성과 남성 전 연령에서는 통상 수준을 유지했다.

1020세대 여성 DAU 급감은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 해당 작품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뉴스 기사를 통해 확산한 시점과 일치한다. 이들은 직후부터 여성혐오적 내용을 방치하고 있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달 16일 네이버웹툰 엑스 계정에 올라온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 홍보 게시물이 불매운동을 조롱했다는 의혹까지 퍼지면서 사태가 악화했다.

네이버웹툰은 "운영상 실수였다"고 사과했지만, 226명의 웹툰 작가라고 밝힌 '웹툰 작가 연합'은 이용자 수 급감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독자 신뢰 회복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네이버웹툰 사과문(네이버웹툰 제공)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이 어떤 행위를 해도 공격당하는 '방어불능'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1020세대 일부 남성 이용자와 웹툰 작가들은 그들대로 네이버웹툰이 그간 여성 취향 작품엔 관대한 반면 남성 취향 작품엔 지나친 검열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퐁퐁남이란 단어를 여성 혐오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검열을 위한 일종의 프레임 싸움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공모전 절차 중인 작품에 어떤 조처를 내려선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창작 자유 검열 및 불공정 이슈가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심사 결과는 내달 22일 발표 예정이다.

이를 두고 네이버웹툰 자체적으로 혐오·차별 표현과 관련 자율규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선정성·폭력성 등은 기업이 가이드라인을 정할 수 있지만 혐오·차별 표현 등은 달리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기업이 자의적 판단으로 창작 자유 등을 침해하게 될 수 있어서다. 특정 성향으로 낙인찍혀 회복이 불가능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위협 요소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창작의 자유를 고려해 웹툰 관련 민원은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 이첩하는 '사후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웹툰 자율 규제 단계(웹툰자율규제위원회 제공)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