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공영방송 내편 네편 공방…"역겨워" vs "초토화 행동대장"

야 "박민 KBS, 윤 부부에게만 좋아"…여 "MBC 불공정 역겨워"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비롯한 증인 및 참고인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김민재 기자 = 여야 의원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한 KBS·EBS·방송문화진흥원 임원진을 대상으로 14일 수위 높은 비판을 내뱉었다. 여당은 야권 성향이 짙은 방송문화진흥원 등에 "자화자찬이 역겹다"고, 야당은 여권 성향이 짙은 KBS 등에 "공영방송을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KBS·EBS·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 현장에는 박민 KBS 사장, 김유열 EBS 사장,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출석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박민 KBS 사장에게 "사장님은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을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KBS부터 하고 있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계시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박민 KBS가 만들어지는 게 대통령 부부에게는 좋은 일이겠다. 그런데 그게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일인가"라며 "8월 28일에 저희가 결산 심사할 때 사장님께 제가 연임이나 재도전하시면 안 된다 당부를 드렸는데 왜 그랬는지 혹시 기억하시나"라고 압박했다.

박 사장이 '기억 안 난다'고 답하자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 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 엉망되고,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면 응당 가져야 되는 역사관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거꾸로 방문진 이사장을 지적하며 맞불을 놨다. 권태선 이사장이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희 12기 이사회의 재임 기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문화방송(MBC)은 3년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고 발언한 것을 집중 비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권 이사장에게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고 (인사말에서) 5분 넘게 자화자찬을 하시는 게 듣고 있으니까 솔직히 좀 역겨웠다"며 "윤석열 정부의 방문진 이사 선임을 소송을 통해서 무산시킨 것 역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 MBC는 민주당을 위한 정당이고 민주당에게만 관대하고 그리고 저희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그것에 대한 반성이나 그런 것 하나도 없이 성과만 있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정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모습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권 이사장에게 "지금도 반성하실 생각 없죠"라고 재차 압박했고, 권 이사장은 "반성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한편 이날 과방위에서는 주 질의가 시작되기 전 최민희 위원장과 여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이 김유열 EBS 사장에게 EBS 유튜브 수익금에 대해 사용내역과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며 법인카드 내역을 모두 제출하라는 압박을 받았던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거론하면서다.

이어진 질의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김 사장에게 유시춘 EBS 이사장의 국감 출석을 강조하며 "또 우리 위원회에 뇌 전문가 한 분이 위원장으로 계신다. 지난번에 이진숙 위원장께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말씀 들어본 적 있지 않나"라며 "60대 이상이 되면 뇌가 썩는다고 말씀하신 분인데 우리는 그보다 더한 전문가가 있으니 딱 보시면 이게 정상인지 아닌지 뇌 구조가 이상한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거꾸로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과도하다고 여당 의원들께서 수많은 지적을 하셨다"며 "유시춘 이사장은 70이 넘은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 오신 훌륭한 분이다. 그런 분에 대해 똑같이 제정신이 없다든지 이런 말을 본인 없는 자리에서 하는 것을 삼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여당 의원이 말했다고 물타기 하는 거냐"라고, 박정훈 의원은 "제정신 아니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찾아보라"고 즉각 반박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