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실패한 이유[손엄지의 IT살롱]
스포티파이 국내 MAU, 유튜브뮤직 9분의 1에 불과
높은 저작권료 배분 기준에 '무료 서비스' 제외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방탄소년단 정국, K-팝 솔로 가수 최초 2024년 스포티파이 누적 30억 스트리밍 기록"
K-팝 가수의 해외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가 스포티파이 내 스트리밍 횟수다. 스포티파이의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점유율은 30% 이상으로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9월 음원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보면 유튜브 뮤직(753만 명)과 멜론(693만 명)이 업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MAU는 82만 명에 불과하다.
스포티파이가 유독 한국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불법 음원 다운로드가 성행하던 시기 음악 소비를 합법적인 형태로 전환하며 대중음악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스포티파이의 성공 요인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다. 유튜브를 무료로 보는 것처럼 음악을 듣다가 흘러나오는 중간광고만 잠시 참으면 된다. 단, 내가 원하는 노래를 고를 순 없다. 광고가 없는 유료 구독 버전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무료 서비스를 없앴다. 독특한 국내 저작권료 지급 구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준에 맞춘 저작권료를 지급하면 광고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해외에서도 스포티파이는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적게 지급한다는 논란이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창작자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거대한 실험(스트리밍)'에 내 삶을 다 바쳐 만든 작품을 내놓고 싶지 않다"며 스포티파이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가 계속 무료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는 건 창작자들과 '윈-윈'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창작자들은 적은 저작권료에도 일단 스포티파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 이후 콘서트 등 공연에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무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결국 스포티파이는 국내 저작권단체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음악 산업 구조와 맞지 않는 서비스 때문에 스포티파이는 국내에서 좀체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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