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측 "추측으로 기소…SM주식 매수 정당한 경영활동"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라고 판단하고 장내 매수 시작"
"원아시아가 SM 지분 매입하는 사실도 몰라…기소 자체가 문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2024.7.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김범수 카카오(035720)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041510)의 불법적인 주식 지분 매입 행위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또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SM 지분을 장내 매수한 건 정당한 경영 행위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11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열린 김 위원장(구속기소) 외 3명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지분 경쟁 상황에서 이뤄진 주식 매입을 검찰이 자본시장위반으로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말했다.

◇ "당초 SM 인수에 반대…인위적 주가조작 공모나 인식 없었다"

변호인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이게 불법 시세조종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에서 시세조종이 성립되려면 '인위적'이고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김 위원장은 인위적인 주가 조작 공모나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카카오가 SM 주식을 장내매수하기 전에도) 주가가 12만 원을 상회하면서 시장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직전가보다 단 1원만 높으면 무조건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소면 상대방 공개매수 시 장내 매수는 해선 안 되고 저가매수만 주문한 채 저가주문과 동일한 호가로 체결되길 마냥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0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SM 인수를 제안했을 때 김 위원장은 '반대' 의견이었다. 이후 투자테이블 논의 끝에 구주 인수 추진에는 동의했다.

이후 하이브가 먼저 지분을 매입할 때도 적대적 경쟁에 반대했지만, 하이브가 먼저 적대적 입장문을 발표하고 배 전 대표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할 것을 제안하자 김 위원장은 이에 동의했다.

변호인은 "주식 매수에 관여하지도 않은 피고인(김범수)에게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이미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장내매수에 여러 로펌 자문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고 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 "김 위원장이 원아시아와 공모했다는 건 막연한 추측에 불과"

배 전 대표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카카오 대신 SM 주식을 장내매수 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은 김 위원장이 몰랐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투자를 설득했던 배재현, 안건에 의견을 제시한 직원들 인식에는 각자 차이가 있다"면서 "검찰은 카카오 공동체 전부가 하나의 인식과 목표라는 모호한 표현을 써서 제 3자와의 문제를 끌고왔는데 이는 김범수 기소에 근거가 부족함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수는 원아시아가 SM 지분을 매입하는 걸 누구와도 상의한 적이 없다"면서 "SM 주식 매수에 도대체 어떻게 관여했다는 건지 공소사실에 전혀 특정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것만 보더라도 원아시아 동반 시세조종에 김범수가 공모했다는 건 막연한 추측"이라면서 "이는 이 사건 기소의 본질적 문제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주장이 맞다면 카카오가 원아시아와 지분을 합쳐 5%를 넘어가는데도 공시를 하지 않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도 충족하지 않는다.

'대량보유상황보고'는 본인과 공동 보유 관계가 성립하는 자의 지분을 합쳐 5% 이상을 보유할 때 발생한다. 또 의결권을 공동으로 보유할 것을 합의한 관계여야 한다.

변호인은 "김범수는 원아시아 매수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고 매입사실 자체도 알지 못했다"면서 "이들과 주식을 공동보유 했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아시아, 헬리오, 그레이고는 카카오와 공동 보유 관계가 아니고, 이를 제외하면 지분 5%를 넘지 않아 대량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om@news1.kr